'최순실 게이트' 감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2016.10.31 13:48:18

촛불집회 다녀온 한 아이의 증언을 듣다.

월요일 1교시. 지난 토요일(29) 부모님과 함께 서울 촛불집회에 다녀온 한 여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국가 사태가 심각한  같아요."  

그리고  아이는 촛불 집회에 다녀온 이야기를 적나라하게 이야기 했다

수 만 명이 모인 집회에는 남녀노소 많은 사람이 모였으며 자기 또래의 아이들도 눈에 띄었다고 하였다. 촛불집회는 단체가 주관하여 모인 사람들도 있었으나 이에 못지않게 자발적으로 모인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

 

더군다나 가족단위로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고 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주최 측이 나눠준 촛불과 푯말을 들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대통령 하야'를 외쳤다고 했다. TV 뉴스에서 보고 들은 것보다 현 국가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한편,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했다.

 

그러자  말을 듣고 있던  아이가 질문을 던졌다

선생님은 이번 사태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아이의 뜬금없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지를 몰라 한참을 망설였다. 그런데 TV 켜면 나오는 이 사건을 너무 잘  알고 있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다이렇듯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을 감추는 것만이 능사가 아닌 듯해 뉴스에 나온 내용  가지를 말해

그리고  현재 상황에 동요하지 말고 학생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  것을 주문했다그러자 아이들은 이런 국가 상황에 공부만 하라는  말이 이해가 안 되는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사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다만 국민 모두는 한 치 거짓 없이 그 진실이 명명백백(明明白白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다그리고 빠른 시일 내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 국가가 안정을 되찾기 바랄 뿐이다

교사 입장에서 아이들이 묻지도 않은 내용을 일부러 꺼내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설령, 이 문제와 관련하여 아이들이 질문하더라도 이것을 구태여 공론화시킬 필요는 없으며 시중에 떠도는 이야기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염려되는 것은 채  달도 남지 않은 수능을 앞두고 불철주야(不撤晝夜) 향학열을 불태우고 있는 고3 수험생들이다. 단지 교사로서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전국 모든 고수험생이국가의 이런 상황에 흔들림 없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랄 뿐이다.


김환희 강원 강릉문성고 교사 db1013@unite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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