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걸어두고 매일 되새길게요”

2017.02.16 21:40:59

정한주 서울재동초 교장
졸업생 전원에 ‘좌우명 족자’ 선물


알록달록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졸업생들. 저마다 손에 동그랗게 말려있는 두루마리족자를  쥐고 있다. 두루마리를 펼치자 ‘불가능이란 노력하는 자의 변명이다’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온다. 정한주 서울재동초 교장이 졸업생 모두에게 직접 써서 선물한 ‘좌우명 족자’다.


각각의 족자에는 ‘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 ‘세상이 변하기를 원하면 변화의 주체가 돼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끝까지 뛰자’ 등 다양한 좌우명이 담겼다.


정 교장은 119회 졸업식을 맞아 이색적인 행사를 기획했다. 졸업생 모두가 한복을 입고 학교장이 학생 한명 한명에게 각자의 좌우명을 멋진 서예작품으로 제작해 선물하기로 한 것이다. 37명의 학생들에게 좌우명을 받아 주말도 반납하고 3일을 꼬박 족자에 매달려 완성한 정성스러운 선물에 학생들도 감동과 기쁨을 머금은 표정이다.


권양우 군은 “집에 걸어놓고 매일 읽고 되새길 생각”이라며 “교장선생님께서 졸업선물로 이렇게 멋진 서예작품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40여 년 가까이 서예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는 정 교장은 “교장으로 처음 부임한 학교에서 뜻 깊은 졸업식을 진행하고 싶었다”며 “재능을 학생들과 나누고 나아가 작은 학교지만 이런 학교문화가 지역에 알려져 관심 갖고 찾게 되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부임한 그는 작은 학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기 시작하던 중 서울재동초만의 특징을 발견했다. 바로 북촌과 안국동, 인사동을 인근에 둔 역사적‧문화적 요충지라는 점이었다. 정 교장은 “경복궁과 북촌이 인근에 있는 한국적 특색을 살려 한복 졸업식을 우리 학교만의 특징으로 살릴 계획”이라며 “새학기부터는 주1회 한복을 입고 떠나는 ‘한복 나들이’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장은 “작은 학교지만 특별한 문화가 있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 작은 학교가 살아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며 “학생들이 졸업한 후에도 힘이 들 때마다 오늘 받은 좌우명 족자를 펼쳐보며 마음을 다잡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이효상 기자 hyo@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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