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언론보도에 의하며 우리 부모들 사이에 조기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모든 부모들이 자녀의 조기교육에 목을 매는 마당에 공부보다는 또래들과 함께 노는 함께 놀며 상상력 키우는 일에 더 신경을 쓴다는 것이다.
초·중등학생이 아닌 영유아교육에서 번지고 있는 열풍이라니 우리 교육에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여느 나라에서 볼 수 없는 사교육으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고 특히 영유아들까지 사교육 시장에 내몰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바람은 긍적적 교육변화임에는 틀림없다.
한 부모는 그의 딸이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매일 놀이터에서 세 시간가량 친구들과 함께 모래놀이와 미끄럼틀 타기 등을 하면서 놀게 할 뿐만 아니라 엄마는 맘껏 뛰어노는 아이들을 지켜볼 뿐 별다른 간섭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딸이 여섯 살이 되도록 한글·영어 학습지 공부를 시킨 적이 없다. 또한 유치원도 한글·숫자 교육보다는 놀이와 체험학습 중심인 곳을 찾아 보냈다. 주말에는 체험활동이나 가족여행을 다니곤 한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의 영유아 부모나 유치원의 변화는 아니지만 우리 교육의 특구에서 변화는 곧 국가 전체로 확산되리라 기대된다.
유아 시절부터 한글은 물론 영어·수학까지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조기교육 열풍이 불고 있지만 이를 거부하고 ‘적기 교육’을 실천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는 현상은 조기교육의 ‘반짝 효과’보다는 아이의 성장 단계와 관심에 맞춰 제때, 제대로 가르치는 게 더 낫다는 신념에서다.
적기 교육을 지향하는 엄마들은 핀란드·독일·이스라엘처럼 7세 이전에는 문자 교육을 일절 금지하는 나라들의 사례를 많이 참고한다. 이들 나라에선 유아기에 문자를 가르치는 게 정서, 상상력 발달에 오히려 해가 된다고 판단한다.
조기교육을 받지 않았다고 해서 조기교육을 받은 아이들에 비해 이해력·문장력 등 언어 능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들도 힘을 보탠다.
게다가 적기 교육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과도 무관하지 않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엔 지식보다 창의력, 홀로 두각을 나타내는 경쟁형 인간보다 타인과의 협력에 능숙한 소통형 인재가 각광 받게 될 것이므로 남보다 빠른 주입식 조기교육보다 적기교육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적기 교육은 스쳐가는 바람보다는 우리의 공교육을 살리고 사교육을 줄이는 획기적인 태풍이 되기 바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