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3주기를 앞두고 희생 교원‧학생에 대한 추모 물결이 다시 일고 있다. 특히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제자들의 탈출을 돕다 순직한 ‘스승’의 넋을 기리는 마음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 보고서에 따르면 단원고 교원들은 선실 곳곳에서 제자들을 안심시키며 자신의 구명조끼를 벗어주면서까지 탈출을 안내했다고 한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교사들의 희생이 커진 이유다.
그런데 희생 교사 중 두 분이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다. 유족들의 순직 신청에 공무원연금공단과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순직 대상도, 심사 대상도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교원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인 기간제로 분류한 것은 법률적인 것일 뿐 이것이 스승으로서의 업무수행조차도 차별하라는 뜻이 아니다. 제자들을 아끼고 제자의 생명을 위해 자신을 버린 고귀한 희생정신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해 차별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 문제의 근원은 공무 중 희생자의 순직처리 여부를 공무원연금법에서 결정하게 한 것에 있다. 공무원연금 운영에 관련된 법으로는 지금과 같은 사항을 처리할 수가 없는 것이다. 동일 공무를 담당‧수행한 기간제 교사라도 공무원이 아니어서 공무원연금을 불입하지 않으니 순직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인 셈이다.
현재 기간제 교사는 전체 교원의 9.5%인 4만 6천여명에 달하고 기간제 교사 담임 비율도 9%가 넘는 게 현실이다. 그만큼 교육의 중요한 한축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교총도 2014년 5월 정부와 관계기관에 희생교원의 순직인정을 강력히 요구한 바 있다.
대안은 순직 여부를 공무원연금법에 규정하지 말고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없이 공무수행 중 순직한 분들을 예우하는 별도의 법률을 제정‧시행하는 것이다. 고귀한 희생이 더 이상 외면 받지 않도록 정부, 정치권은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