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에게 긴장감을 주겠다는 장관의 교원평가 발언은 실망스럽다. 평가에는 적정 인력을 가려내는 선발, 적소에 배치하는 배분 그리고 수업의 질 개선이라는 세 가지 목적이 있다.
지금껏 핵심적인 수업개선보다 승진과 전보 등 주로 선발과 배치에 치중한 탓에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왔다. 따라서 외양 위주의 평가로 교사를 옥죄어 보겠다는 통제식 사고에서 벗어나 교사의 수업을 도와주는 조장식 평가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한 평가에는 다음과 같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차제에 평가와 장학의 개념을 명확히 하여야 한다. 교육에는 수업의 질 향상을 위해 장학이라는 독특한 기제가 있다. 이는 교사에 대한 외양 위주의 평가가 수업의 질 개선과 연결되지 않기 때문이다. 종래 지시, 감독 위주의 장학은 교사의 수업 활동을 도와주는 자율장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외국의 경우 교사의 수업을 비디오로 녹화하여 동료들이 활발한 토론과 평가를 하여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유가 장학의 일환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가 주장하는 동료평가가 단순히 인기 있는 교사를 뽑는 것에 그치지 않으려면 동료장학의 형태로 발전시켜야 한다. 수업의 질이란 측정하기 어려운 것이다. 이를 억지로 수량화, 계량화하는 평가에 급급한다면 종전의 성과급이 안은 문제점을 고스란히 되풀이할 것이다.
둘째, 평가는 평가할 수 있는 안목이 있는 사람이 시행해야한다. 아무리 주옥같은 수업을 하더라도 평가자가 그것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없다면 무의미하다. 이런 측면에서 교육비전문가인 학생과 학부모에 의한 교사의 평가는 위험한 발상이다.
셋째, 평가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환경조성이 시급하다. 가르치는 교사로서 긍지를 가질 수 있는 수석교사제도, 수업연구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잡무의 감축, 상위학위 또는 연수이수에 따른 적정한 보상 등 평가에 앞서 교사들이 스스로 자질을 함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조성하여야 한다.
교육개혁을 명분을 내걸고 교사를 외부의 힘으로 움직이려는 시도는 항상 실패해왔다. 이번 평가가 수업개선의 목적이 아니라 단순히 교사를 퇴출시키려는 수단으로 왜곡된다면 또 한번의 실패만 되풀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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