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우리 인류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

2017.06.01 16:42:10

도서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활용한 수업

몇 년 전만 해도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술을 몇 번의 터치만으로 실행하고 있다. 우리말로 말하면 다른 언어로 바꾸는 것은 물론 생소한 문자도 사진으로 찍기만 하면 번역이 된다. 길가에 핀 이름 모를 꽃도 스마트폰만 있으면 바로 이름을 찾아준다. 첨단기기는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해주지만 동시에 두려움을 준다.


인류 자신에 대한 질문


이세돌 9단이 알파고에게 패배를 한 뒤, 우리는 인공지능이 우리를 뛰어넘는 것은 물론 우리를 지배하고 말지도 모른다는 걱정을 하게 됐다. 컨베이어를 필두로 고성능 기계가 등장했을 때도 사람들의 일자리가 모두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나고 기계의 힘을 통해 더욱 진보하게 됐다. 같은 논리로 인공지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는 경우도 많지만 ‘인류는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 연결돼 많은 혼란과 걱정을 하게 한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끝없는 질문을 던져왔다. 인류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모든 학문의 출발점이자 궁극적으로 규명해야 할 명제처럼 여겨졌다. 호기심을 넘어 논쟁의 대상이 됐고 억압과 투쟁의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다. 이런 관심과 논의는 현재에도 유효하며 미래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무거운 주제와 과학과 역사를 넘나드는 영역, 유인원의 발자취에서 인공지능에 이르는 긴 시간을 두꺼운 책에 담아내고 있는 <사피엔스>의 인기는 출판계에서도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너무 빠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자칫 자신의 본질을 잃게 될지 모른다. 자신을 알지 못하는 데서 우리를 앞서가는 것만 같은 기술을 보며 불안은 더욱 커진다. 아이들과 함께 우리 인류의 뿌리를 찾아가 보며 미래의 우리를 찾아보는 시간은 이런 불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깊이 들춰보기


▶ 우리 존재의 기원에 대한 질문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 중 상당수는 아이들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 역사, 과학, 혹은 종교와 이야기를 통해 알고 있던 내용이 등장한다. 이를 통해 우리 존재 자체에 대한 질문은 인류의 시작과 함께 시작됐으며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어쩌면 우리 삶의 모든 분야는 더 나은 삶을 위해 우리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한 규명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새로운 사실에 대한 깨달음의 유희


저자 유발 하라리(Yuval Noah Harari)의 글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든다는 것이다. 다양한 지식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글 속에서 놀랍게도 하나로 통합되고, 다시 새로운 지식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오늘 우리에게 요구되는 융합 또는 통섭의 의미를 잘 보여주는 그의 글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깨닫는 지적 유희와 함께 학문의 방향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 미래의 인류에 대한 우려와 기대


유인원이 초원을 누비던 시기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미래의 인류에 대한 질문으로 마무리된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시기를 살고 있다. 근본적으로 인류에 대한 개념부터 다시 고찰해야 하는 상황이다. 막연한 불안보다는 우리 스스로에 대해 깊이 있게 성찰하고 밝은 미래를 그려보는 기회로 발전시켜 가야 할 것이다.


수업 속으로


기본적으로 여러 교과의 내용과 연결이 가능하다. 먼저 역사, 과학 교과 내용과 연결할 수 있다. 도덕 교과 속에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가능하다. 인류의 기원을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나 영화 <프로메테우스>와 같은 작품을 함께 연결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이 책의 많은 부분에서 초기 인류와 현대 인류를 수평적으로 비교해보는 내용이 등장한다. 그중 한 부분에서 쟁점을 추출해 토론을 진행한다. 




▶ 지도방법


시간을 초월해 인류의 역사를 새로운 차원에서 재조명해볼 수 있는 토론이다. 우리는 보통 과거의 인류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고통을 받으며 살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저자 유발 하라리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쟁점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겪고 있는 과도한 스트레스에 초점을 맞춰 주장할 수 있다. 행복과 발전의 상관관계를 논리적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반대하는 측 논거로는 현대의 인류가 보건, 위생, 안전의 차원에서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했고 그 결과로 행복해졌다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토론의 과정에서 지나치게 확장된 차원으로 흐름이 진행되지 않도록 지도한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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