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화장실, 함께 만들어요!

2017.06.14 17:38:17

한 밤중에도 친구들과 함께 밤늦게까지 들로 산으로 놀기에 바빴던 어린 시절, 동네 야산에 있는 큰 동굴에서 숨바꼭질 놀이와 귀신 놀이를 하면서 시간 가는 줄 몰랐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에 가는 길도 산을 몇 개 넘고 물을 건너서 20여리가 넘는 산길을 걸어서 다녔다.  

어느 여름 날, 낮에 밭에서 따온 참외를 많이 먹었던 탓인지 배탈이 나서 저녁때쯤에는 자꾸 화장실이 가고 싶었다.  한 참 일을 보고 있는데 자꾸 화장실 밑바닥이 보고  싶었다.  아, 그런데 정말 깜짝 놀랄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큰 구렁이 한 마리가 금방이라도 내 고추를 물어버릴 모양으로 잔뜩 똬리를 틀고 있었다. “으악” 소리를 지르며 바지도 올리지 않은 채 마당으로 뛰어 나왔다. 

집안 식구들은 “무슨 일이냐?” 며 한바탕 야단법석이 났고 큰 형님께서 작대기를 가지고 구렁이를 끄집어내어 처리하는 것으로 대충 일이 일단락되었다. 화장실의 구렁이 사건은 정말 잊을 수 없는 큰 사건이 되고 말았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  화장실에만 가면 밑바닥을 내려다보는 습관이 생겼다. 지금은 모두 수세식 화장실이 되어서 그러한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날의 사건은 오랫동안 악몽 같은 기억으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오래 전 김포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내, 외국인들을 상대로 공항의 시설 이용에 대한 안내를 하는 자원봉사를 한 적이 있다. Information 이란 안내 데스크에서 유니폼을 입고 어깨띠를 두르면 그럴싸한 가이드 같아 보였다. 공항은 그 나라에 대한 첫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곳인 만큼 화장실의 청결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화장실에 갈 때마다 휴지나 담배꽁초가 떨어져있지 않은지 꼼꼼히 살펴보았다. 김포공항의 화장실은 어느 하나 나무랄 곳 없이 깨끗하고 향기가 나서 참 기분이 좋았다. ‘공항의 화장실 하나만 봐도 이제는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이 와서 봐도 분명 선진국임을 쉽게 알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봉사활동을 하는 동안 마음이 든든하고 뿌듯했다.

평소에 장이 안 좋아서 공중 화장실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특히 장거리 여행을 할 때는 버스보다는 지하철이나 기차를 이용한다. 과거와는 달리 전국 어느 곳을 가더라도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은 깨끗한 것은 기본이고 생활에 교훈이 되는 글귀와 감미로운 음악과 향기까지 나서 화장실이 마치 카페와 같은 느낌이 들 때가 많다. 화장실의 이용 수준도 많이 향상되어 전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 봐도 우리나라의 공중화장실은 깨끗하고 손색이 없다.

아름답고 깨끗한 화장실은 함께 노력하고 서로 배려할 때 가능하다. 이제는 한층 더 나아가서 미래의 화장실은 장애인과 어린이 그리고 임산부들이 이용하기 편리하고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명품화장실을 조성해야한다. 

교사로서 단위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화장실 이용하고 꼭 물 내리기, 휴지 함부로 사용하지 않기, 화장실에서 장난하지 않기 등 초등학생들 수준에서 깨끗한 화장실을 만드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문화가 있는 명품 화장실을 만들기 위해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조원표 경기 소안초 교사, 행복한교육 명예기자 cwp1114@kore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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