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첫 정기국회 ‘법률전쟁’ 예고

2017.08.18 16:11:41

교원 정치참여 보장 등
공양 이행에 법 제·개정 필수
1수업 2교사제 법도 논란
"민주화""학교정치장화"격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교육 공약 실현을 위한 법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처리 여부를 놓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교원 정치참여 보장, 교장공모 확대 등 첨예한 내용의 법안이 즐비해 여야 격돌은 물론 교육계 갈등이 심화될까 우려된다.


여야 4당 원내대표는 14일 회동을 갖고 8월 임시국회를 18일부터 2주간 열기로 합의했다. 또 9월 정기국회는 다음달 1일부터 진행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은 "8월 임시국회는 원래 결산을 하도록 돼 있는데 법안이 6000~7000건 밀려 있다"며 "예결소위뿐만 아니라 법안소위도 충분하게 가동해 계류 안건이 대폭 줄어드는 성과를 내야 한다"고 밝혀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 실행을 위한 법안 처리가 관심사다. 법제처에 따르면 100대 국정과제 중 91개는 법률안 465건의 제·개정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중 현재 123건은 국회 계류 중이다. 여기에는 교원의 정치참여 보장, 선거연령 하향, 교장공모제 확대 등 교육계가 우려하는 법안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교사 정치참여 보장과 관련해서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가공무원법, 정당법, 공직선거법, 교원노조법 개정안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개정안은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의 정당 가입, 선거운동 등 정치활동을 허용토록 하고 있다. 이 의원은 "헌법에 명시된 정치적 기본권을 현행법이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고 개정 취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또 공직선거법, 정당법 개정안을 통해 선거권 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낮추고 정당 가입 연령 제한(선거권을 가진 자)도 폐지하도록 했다. 초·중등 학생도 정당 가입을 허용하는 셈이다.


이에 대해 학교의 정치장화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교총은 "교사의 정치참여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명시한 헌법과 배치되고 우리나라 현실에서 교단의 정치장화, 갈등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3학생들의 정치적 판단 능력이 아직 미흡하고 외국과는 입시제도, 학제 등이 달라 성급하게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대표적 교육공약인 1수업 2교사제를 명시한 기초학력보장법(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표발의) 또한 현장 반발이 높다. 특히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1수업 2교사제를 조기에 도입해 초등 교사 선발을 늘리는 방안을 내놓자 전국교육대학생연합(이하 교대련)은 성명서, 총궐기대회 등을 통해 철회를 요구했다. 교대련은 "교사 간 교육관 충돌, 학생 지도 혼선, 비정규직 강사 양성 등 우려가 있어 현장에서 많은 비판을 받는 제도"라며 "교사 선발 인원을 늘리기 위한 졸속 도입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교장공모제를 두고는 ‘축소’, ‘확대’ 취지의 상반된 교육공무원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법이 무자격 교장공모로 선발할 수 있는 학교의 유형이나 범위를 시행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해 15년 이상 경력의 교원이 교장이 되는 것을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시행령으로 정하도록 한 문구를 삭제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반면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공모 자격을 15년 이상 교원으로 정한 조항을 삭제하고 교감 자격증 소지자로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관리직 경험이 없는 교원이 공모 교장에 임용돼 학교 경영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두 법안 모두 현행 교원 승진체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계의 관심이 높다.


충북A초 B교장은 "특정 교원노조 출신을 교장으로 임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무자격 교장공모제를 확대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이는 교원들에게 박탈감과 사기 저하만 주고 교육계에 갈등만 유발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경미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사회, 학부모회를 법제화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개정안은 교사, 학부모의 자치기구 활성화를 통해 학교 운영의 민주성, 합리성을 높인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학교 현장에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전북C초 D교사는 "자치기구간 의견이 다를 경우에 갈등만 더 조장돼 학교 운영을 어렵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학운위에서 교원, 학부모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데 교사회, 학부모회를 별도의 법정기구로 만드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며 "일부 시도에서 추진했던 학교자치조례의 법적 근거를 만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닌지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윤문영 기자 ym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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