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노래
한 가슴에 난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
한 인생의 아픔을 달래 줄 수 있다면,
한 고통을 위로할 수 있다면,
기운을 잃은 한 마리의 개똥지빠귀를
둥지에 데려다 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것이 아니리라..
-에밀리 디킨슨
마음 한 켠에 큰 울림으로 다가온 에밀리 디킨슨의 시에 사족을 붙였습니다.
한 아이의 손을 잡아줄 수 있다면
난 헛되이 산 선생이 아니리라.
좋은 시란 구구절절 해석이 필요 없는 시라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들어도 금방 깨달을 수 있는 시, 한 순간에 가슴 속으로 훅 치고 들어오는 시여서 구태여 머리로 해석할 필요가 없는 시입니다. 이 시를 읽다가 선생의 가르침도 그렇게 단순하고 쉽고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죽비를 맞았습니다.
이 시는 교과서로 가르치는지, 교과서를 가르치는지 내게 물었습니다.
국가가 준 교육과정에 얽매여 가르치는 선생인지,
학교의 요구에, 학부모의 요구에 타협하며 가르치는 교육과정인지도 물었습니다.
가르침의 행위를 '교육'이라는 이름으로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는지도 준엄하게 물었습니다.
한 편의 시 속에서 아름다운 상생을 보았습니다.
짧은 시 한 편에서 인생의 진리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시 속에서 '一字千金 같은 교육철학의 생수를 길어올렸습니다.
눈을 뜨고 보면 진리 아닌 것이 없음을 배우는 아침.
깊은 숨 몰아쉬며 하루를 엽니다.
교실에서 부르는 '짧은 노래'로
우리 아이들을 배움의 즐거움 속으로 초대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