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교육지원청 관내 초,중 국외 체험학습의 3일째이다. 어제 저녁에는 나가사키의 야경이 멋지게 바라보이는 높은 언덕에 위치한 일승관에서 숙박을 했다. 저녁 식사 후 야경을 보니 여수처럼 항구의 맛이 물씬 풍기는 곳이었다. 호텔 내 온천에서 온천욕을 즐길 수 있었으며, 아침 일찍 식사를 마치고 평화공원을 향했다.
이곳은 1945년 쓰라린 전쟁 참화가 얼마나 심각했던가를 증거하는 곳이다. 한 순간에 24만 나가사키 시민 중 15만명이 사망한 것이다. 11시 2분에 정지된 시계는 물론 열에 의해 변형된 유리병 등이 이를 충분히 증거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이곳에 풀이 자라고 평화를 염원하는 '평화공원'을 마련한 곳이다. 그 가운데는 피폭을 당한 조선인 위령비도 세워져 있다. 공원에는 상징적인 조각품으로 평화를 기원하는 평화기념상이 있는데 하늘을 가리키는 손은 원폭의 위협을 ,수평으로 내민 손은 평화를 기원하는 것이다.
이곳에는 각지에서 수학여행을 온 학생들이 수첩에 가이드의 설명을 적는 모습이 눈에 띄고 사진을 찍어 추억으로 남기려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가이드의 설명을 들어도 왜 이렇게 참혹한 전쟁 중에 원자폭탄이 나가사키에 떨어졌는가는 정확하게 설명을 하지 않는다. 일본인이 가르친 역사 안에는 전쟁의 피해에 관한 이야기만 있지 전쟁 원인에 대한 정확한 규명을 하지 않고 있기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다.
아시아태평양전쟁은 1943년에 들어와 주도권이 미국으로 넘어갔다. 미군은 도쿄를 공습하고, 오키나와를 6월에 점령했다. 그 후, 연합군은 포츠담 선언을 발표했는데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고 소련이 참전하자 일본 천황은 포츠담 선언을 수락해 연합군에 항복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전쟁 때문에 아시아 여러 민족을 비롯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다 주었다고 참회하는 일본인이 적다는 것이 아쉽다. 그 배경에는 역사교육을 통해 충분히 반성하지 않았고 얼버무렸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학습을 마치고 나가사키시에서 80분 정도 거리에 있는 하우스텐보스를 찾았다. 이곳은 신도시형 레저시설이다. 특히 문명의 수입 원천이 된 네덜란드 마을을 조성한 곳으로 풍차, 건물, 극장, 쇼핑가 등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으며 총 면적은 152헥타르에 이른다. 이곳에서는 학생들 스스로 음식을 선택해 먹을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편성해 일본의 물가 등 경제, 문화에 대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숙소는 후쿠오카 외곽에 있는 와카미아 인터체인지 부근에 있는 와카미야루트인에서 했다.
마지막 날, 호텔을 떠나 한국의 불교와 차이가 있는 일본의 절 뇨이린사를 탐방했다. 이 절 내부에는 크고 작은 3,000여개의 개구리 석상이 있어 '카에루데라(개구리절)'라고 불리는 곳이다. 일본어로 가에루는 개구리라는 뜻도 있지만 '돌아오다'라는 의미가 포함돼 있다. 이에 무사히 돌아오라는 의미로 안전 운전을 기원하고, 돈이 돌아온다는 의미로 금전운을 높여주는 곳이라고 한다. 또 소원을 빌 때는 물을 한 주걱 떠서 개구리의 머리위에 끼얹는 의식을 행함으로 자신에게 행복이 돌아오도록 기원을 하기도 한다. 일본에서만 느낄 수 있는 독특한 절 뇨이린지는 일반 사람들의 행복을 추구하는 일본인들의 신앙과도 합치되는 것으로 그 발상이 매우 창의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곳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겠느냐고 물었더니 김현빈(장성성산초 6년)학생이 초등학교에서 배운 한자 실력을 발휘해 알아 맞췄다. 이에 김현빈 학생에게 한자박사상으로 히요코 한 마리를 상품으로 시상했다. 어떤 사물에 대해 이해를 잘 하려면 머릿 속에 지식이 있어야 그것을 사용해 올바른 이해가 된다. 그저 무감각적으로 공부도 안 하면 물리적인 눈에는 사물이나 어떤 현상이 들어와도 의미를 느끼는 공감이나 울림은 오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많이 읽고, 경험하고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한다. 이곳 관광을 마치고 베이사이드에서 시내 관광을 하고 식사장소로 이동해 우동으로 점심을 마쳤다. 식사를 할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잔반이 남지 않도록 노력하는 모습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