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진 시인(춘천여고 교장)은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환한 사람'(시와소금)을 내놓았다. 시와소금 시인선 64번이다. 그동안 학교와 교육청을 바쁘게 오가면서도 시를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무엇일까? 그는 힘든 골짜기를 지나면서도 그를 구원한 것은 바로 시이며, 이는 푸른 산이고 언덕이었다고 고백을 하고 있다.
장 시인은 온 우주가 소리로 가득 차 있다고 믿으며, 만물과 대화를 나누는 시인이다. 그의 시 세계는 '불타는 나무'는 이를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는다.
불타는 나무
우리는 가끔
누워서 침을 뱉는다
그러나 누워본 적도
다녀 본 일도 없는
너는 조용히 그냥 서서
바람도 눈비도 상처까지도
받아들인다
너는 불평하지 않는다
너는 날뛰지 않는다
너는 속이지 않는다.
너는 이용하지 않는다
너는 자랑하지 않는다
그러나 너는 이 가을
아름답게 불타오른다.
나무는 세파에 고통을 당하고, 인간의 때묻은 삶을 뛰어 넘어서 아름다운 옷을 입고 우리를 맞이하는 나무는 대자연의 위대함 자체이다. 가끔 마음이 흘리리고 오락가락 할 때 장 시인의 시를 읽으면 호수처럼 잔잔해지는 마음의 평안을 회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