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영화 <저스티스 리그> 활용 수업_세상을 구할 영웅들이 힘을 합치다

2018.03.02 09:00:00

어린 시절 주말의 명화에서 <슈퍼맨>과 <배트맨>은 최고의 인기 타이틀이었다. 아동복 코너에서 슈퍼맨의 S와 배트맨의 박쥐 모양이 새겨진 옷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영웅들이 등장하는 장르를 따로 ‘히어로物’이라고 부를 만큼 일반화되어 있었다.


영웅들이 모인 이야기

영웅 이야기는 영화 속에만 있지 않다. 어려움 속에서 의로운 일을 해낸 사람들은 뉴스에 등장하여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는다. 지하철 선로에 떨어진 아이를 힘을 합쳐 구하고, 화재 현장에서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구한 이야기는 우리를 행복하게 해준다. 현실 속에서도 우리는 영웅 이야기에 열광하고 고대하고 있는 것이다.


영웅의 기원을 찾아보면 인류의 시작과 함께 하는 신화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신화에 등장하는 인물은 평범한 사람들과는 다른 ‘비범함’을 갖고 있다. 고난을 이겨내고 위대한 성과를 얻었다는 것이 신화의 일반적 패턴이며 공통된 화소(話素, motif)로 활용된다. 역사 속에서도 혼돈의 시대를 끝내고 안정을 이끈 이들이 영웅으로 추앙 받는다. 이러한 모습들을 종합해보면 영웅은 우리 인간의 삶에 보편적 추구의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영웅이 등장하는 영화는 할리우드 영화의 상징처럼 널리 퍼졌다. 만화 잡지에서 출 발해 뛰어난 그래픽 기술과 만나 영화로 재탄생한 영웅 영화는 마블코믹스(Marvel Comics)와 DC코믹스를 양대 축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각 캐릭터 중심의 영화에서 한 단계 발전하여 여러 영웅 캐릭터가 한 팀으로 나오는 ‘패턴 영화’ 역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아이들 역시 좋아하는 영웅 이야기를 좀 더 깊이 감상하고,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찾아 수업에 담아보는 것은 어떨까?


 영화 <저스티스 리그> 줄거리 살펴보기 

인류의 수호자인 슈퍼맨이 사라진 틈을 노리고 ‘마더박스’를 차지하기 위해 빌런 스테픈울프가 악마군단을 이끌고 지구에 온다. 마더박스는 시간과 공간, 에너지, 중력을 통제하는 범우주적인 능력으로 행성의 파괴마저도 초래하는 물체로 이 강력한 힘을 통제하기 위해 고대부터 총 3개로 분리되어 보관되고 있던 것. 인류에 대한 믿음을 되찾고 슈퍼맨의 희생정신에 마음이 움직인 브루 스 웨인은 새로운 동료인 다이애나 프린스에게 도움을 청해 이 거대한 적에 맞 서기로 한다. 배트맨과 원더우먼은 새로이 등장한 위협에 맞서기 위해 아쿠아 맨, 사이보그, 플래시를 찾아 신속히 팀을 꾸린다. 이들 슈퍼히어로 완전체는 스테픈울프로부터 마더박스를 지키기 위해 지구의 운명을 건 전투를 벌인다.

[CGV 영화 소개]


깊이 들춰보기

▶ 영웅의 이야기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영웅의 이야기는 보편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영웅 화소’ 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① 고귀한 혈통, ② 신비한 탄생, ③ 비범한 능 력, ④ 반동 인물에 의한 고난과 역경, ⑤ 조력자 또는 자연의 도움, ⑥ 위대한 과업의 달성 등이다. 이러한 화소에 맞춰 등장인물들을 분석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활동이 될 수 있다.


▶ 사회학적 해석

영웅의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현실 속에서 영웅을 필요로 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전쟁과 테러의 상황이 영웅 영화의 주요 배경이라는 점은 비극적인 현실 상황 속에서 누군가의 힘을 간절히 필요로 함을 보여준다. 때로는 만들어진 영웅이 미국의 패권을 상징한다는 비판적인 문제 제기도 있지만, 강력한 영웅이 등장한다는 것은 현실의 힘듦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


▶ 영웅이 힘을 모으다

오늘 다루고 있는 <저스티스 리그>와 많은 인기를 끌었던 <어벤저스>의 공통점은 여러 영웅이 힘을 합쳐 악에 대응한다는 점이다. 누구나 영웅 영화를 보며 다른 영웅들이 함께 나왔으면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는데 이것이 영화 공간에서 현실로 만들어 진다. 전체 스토리가 어색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컨버전스(Convergence)의 한 형태로 이야기의 상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마니아들의 욕구를 만족시켰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수업 속으로

영웅을 다루고 있는 다른 영화 작품과 연결하는 방법이 가장 보편적이다. 국어 교과 서에 수록된 <홍길동전>에서 영웅의 요소를 찾아보고 다른 작품들과 화소를 연결해 보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토론으로 확장하기

시대에 따라 필요로 하는 영웅의 모습은 다를 것이다. 따라서 영웅의 개념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해서 해석되어야 한다. 다음 쟁점에 대한 토론을 통해 현재 우리 사회의 모습을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쟁점

시대마다 영웅은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등장한다. 혼돈의 시기에 ‘신의 대리인’으로 등장한 초기의 영웅은 악을 물리치고 평화로운 세상을 연다. 전쟁의 시기에는 적들로부터 아군의 생명을 구한다. 이렇듯 영웅은 등장하는 시기에 따라 다른 모습을 갖는다. 그렇 다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영웅은 어떤 모습일까?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되 나름의 근거를 분명히 밝힐 수 있도록 지도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영웅의 모습을 찾는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문제가 무엇 인지를 찾는 과정이 될 것이다. 토론 과정에서 잘못된 현상의 분석이나 왜곡이 일어나고 있다면 객관적 근거를 들어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논술로 다지기 

다음 제시문을 읽고 논제에 맞게 논술하시오.

(가) 2006년 미국의 감독 겸 배우 클린트 이스트우드(Clint Eastwood)는 2차 세계대전 중 태평양에서 있었던 이오지마 전투를 배경으로 두 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이오지마에서 온 편지(Letters From Iwo Jima)> 는 일본인의 시각에서 전쟁의 비참함을 다루었고, <아버지의 깃발(Flags Of Our Fathers)>은 전쟁의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전쟁은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간 이념 혹은 이익의 충돌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문제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적하고 있는 두 영화 중 특히 <아버지의 깃발>은 미국의 영웅 만들기를 비판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이 영화는 평범한 전투를 수행 하면서 동료들의 많은 희생을 겪었던 장병들이 고지에 깃발을 세웠다는 이유만으로 영웅 대접을 받고, 각종 행사에 초대받는 과정에서 그들이 느끼는 내면적 고통을 그려내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 인식은 2016년 이안(Ang Lee) 감독이 연출한 <빌리 린의 롱 하프타임 워크(Billy Lynn's Long Halftime Walk)>에서도 그대로 그려진다.


(나) ‘메시아(messiah)’는 헤브라이어 ‘기름 세례를 받은 자’에서 온 말로 구약성서에서는 이스라엘의 왕, 위대한 사제, 사울 왕의 방패와 같은 성물까지도 지칭했었다. 이후 신자들의 기대를 반영한 포괄적 대상으로 그 의미가 쓰이다가 로마 통치 시기를 거치면서 세계를 구원할 개인으로 의미가 굳어지게 된다. 특히 예수 그리스도의 등장과 함께 구세주로서 메시아가 종교적 의미를 얻게 되고, 가톨릭교뿐 아니라 유대교에서도 신앙의 핵심적 개념으로 자리하게 된다. 어둠 속에서 구원한다는 개념은 다른 종교에서도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미륵(彌勒)신앙은 석가모니가 그 제자 중 한 사람인 미륵에게 장차 성불하여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는 수기를 근거로 만들어진 신앙이다. 미륵불에 대한 신앙은 통속적인 예언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구원론적인 구세주의 현현을 의미하기도 한다. 믿음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품게 되는 이념으로, 지나치게 이론적인 종교라고 비판을 받고 있는 불교의 구체적인 신앙형태가 곧 미륵신앙이다. 미래세계에 대한 유토피아적 이념이 표출된 희망의 신앙이라는 점에서 우리 불교사의 깊은 관심 대상이 되었다.


● 논제 (가)와 (나)를 통해 영웅과 구세주가 등장하는 사회적 이유를 정리하고, 공통점에 대해 논술하시오.

 Tip  다소 어렵고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논제지만, 영화 내용과 앞선 토론을 바탕으로 한다면 흐름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제시문 (가)를 통해 사람들은 영웅을 만듦으로써 힘을 결집하려 한다는 점을 찾아주고, 제시문 (나)를 통해 종교에서도 구원의 주체가 공통적으로 등 장하게 되며 이 둘의 공통점은 현실의 고통과 부조리에서 도움을 받고자 함이라는 내용을 추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나)에 대한 분석을 쓸 때 종교적 차원으로 깊이 들어가지 말고 사회학적인 차원에서 인과관계만을 따져볼 수 있게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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