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공정성 담보가 수능 개편의 진정한 방향

2018.02.26 09:11:31

2022 수능과 학종 개선안 현실 고려 신중하게 접근해야

최근 교육부가 서울 서부교육지원청에서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을 위한 4차 대입정책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제4차 대입정책포럼은 대입 전형의 요소에 관한 논제가 주류를 이뤘다. 이날 주제는 대입 전형요소별 공정성을 주제로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이 제시됐다. 대체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등 대입 전형요소의 공정성 담보가 관건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올바른 잣대(기준)로 올바른 사람(학생)을 선발해야 한다는 논리인 것이다.

 

이번 대입정책포럼에는 수능, 학종이 가진 불공정성에 대한 부정적 사례들과 비판이 쏟아졌다. 수능과 학종 전형의 개선 필요성이 각각 제시되면서 계획된 시간을 넘겨 의견 충돌로 평행선을 달렸다.

발제자들인 전문가들은 학생, 교사, 학부모, 교육전문가들이 동일한 대입전형의 공정성을 신뢰도라는 기준과 타당성을 중시하는 입장이 서로 다른 중심축을 갖고 해석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고, 전형의 신뢰도와 타당도 등 공정성 담보가 과제라고 주장했다. 특히 대학에서 학생부를 통해 학생을 평가할 때 정성적인 기록을 정량화하는 과정이 투명해야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교사들은 학생종합생활기록부를 잘 적어주고 싶은 학생들이 있는데, 대학들이 학종을 요구하는 것은 가점주기, 특목고·자사고 학생 뽑기로써 현행처럼 수능을 선발의 도구로 쓰면 상위권 대학 진학생을 제외한 일반 학생들은 좌절시킨다고 호소했다. 아울러 교사들은 열정을 쏟아 부어 모든 학생들에게 좋은 학생부를 써 주는 노력으로 좋은 대학 진학을 돕는다는 것이다.
 

학종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입학사정관의 전문성을 높이고 다수가 참여하는 평가체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고 내용과 과정의 타당성을 높이고 신뢰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많았다. 다만, 공정성이 의미와 학생과 학부모에게 당락의 내용을 세세히 공개하는 것에 대한 찬반이 갈렸다. 대입제도 운영 결과를 공개하더라도 고도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이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해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대입 선발 제도의 전면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학부모들도 학종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입시 환경이 계속해서 바뀌면서 재수생의 경우 대학가기 더 어려워지게 되는데, 학종 지원으로 수십 장의 학종부를 제출해도 깜깜이 전형이 횡행해 차라리 학종을 줄이고 정시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원칙적으로 수능 자체가 타당성을 담보하는 것을 절대 아니라는 의견이다.


수능 점수 발표 시점도 문제로 불거졌다. 수능 표준점수 발표 시점은 수능이 끝나고 3주 뒤에 나오고, 정시 상담은 2주 뒤에 하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점수도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효율적인 대학 진학 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이다.

 

사실 학생부 기록은 대학이 학생의 잠재적 발전가능성 및 미래 전공에 대한 소질과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준거 자료다. 그러므로 학종의 공정성, 신뢰성, 타당성 등을 담보하려면 학생부 항목을 좀 더 현실에 적합하게 다듬어 본래의 취지에 적합하게 제자리를 잡게 해야 한다. 공정성 시비를 줄이겠다고 오히려 교내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 등을 기록에서 제외한다는 소식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우려와 다름 아니다. 분명히 수능과 학종은 개선돼야 하지만, 그 준거와 기준은 현실에 맞춰져야 한다. 즉 학생들이 잠재적 자질과 역량을 충실하게 발휘하고, 대학은 뽑아야 할 학생을 올바르게 선발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추후 교육부는 정책자문위원회의 연구 결과와 4차례의 대입정책포럼까지의 의견을 종합해 오는 3월 대입제도 개편 시안을 국가교육회의에 제시할 예정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8월까지 2022 대입수능 개편 방안을 확정한다는 로드맵이다. 아직 시간은 있다. 교육부는 수능과 학종이 학생 선발의 중요한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준을 두고 2022 대입 수능 개편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학종이 점수 경쟁에 매몰된 학생들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법이지만, 뽑아야 할 학생들을 올바르게 선발하는 방안이 과제인 것이다.

박은종 공주대 겸임교수 ejpark7@kong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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