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공공도서관 동화구연대회에 출연한 어린이들
담양금성초(교장 최종호)는 지난 5월 10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담양공공도서관에서 열린 제18회 어린이 동화구연대회에 5명의 어린이가 참가하여 기량을 뽐냈다. 담양관내 초등학교와 유치원 학생 30명이 참가하여 아름답고 감동적인 동화의 세계를 보여주어 참석한 학생들과 학부모님, 지도교사와 심사위원들의 갈채를 받았다.
이 대회는 학교당 최소 1명 또는 2명의 어린이에게 참가 자격이 주어졌다. 그런데 참가 학교가 줄어들면서 금성초의 요구대로 5명 전원이 참가하였다. 금성초에서는 매월 책 한 권을 정하여 온책 읽기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1학년에서는 4월 동화책으로 권정생님의 <강아지똥>을 낭독 중이었다. 동화 속에 흐르는 인간애는 학교폭력예방 교육으로도 좋았다. 말을 함부로 하는 학생은 이 책을 낭독하는 동안 자신의 언어 습관을 고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특히 떠듬떠듬 책을 읽던 아이는 이 책을 낭독하고 외우는 동안 낭랑하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좋아졌다. 학생 본인의 자신감은 쑥쑥 올라갔고 부모는 담임인 나만큼이나 즐거워했다. 1명을 참가할 수 있는 우리 반에서는 동화구연대회에 참가 자격을 심사하기 위해 학급에서 예선까지 예고하여 치르고 있었다. 5명이 강아지똥을 외우고 있었는데 단 1명만 출연시키는 게 미안하고 안타까워서 도서관에 부탁을 했다 . 30명이 채워지지 않아서 5명이 모두 참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준비된 사람에겐 늘 기회가 오는 법이다.
5명이 모두 나간다는 말에 아이들은 즐거워서 환호를 했고 축제를 준비하는 것처럼 날마다 아침마다 집에 돌아가서도 강아지똥을 외우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어떤 날은 즐거운 일도 생겼다. 전교생 건강검진을 하러 간 날은 병원에서 강아지똥을 외워서 환자로 오신 어떤 할아버지께서 감동하여 금일봉을 주시기도 했다. 그 돈으로 전교생이 아이스크림을 먹기도 했으니 <강아지똥 공연단>5총사도 뿌듯해했다.
아름다운 동화 한 편, 정서교육에 최고
비록 상위 입상은 못했지만 선생님 차를 타고 대회에 나간 것이 즐거웠다는 귀여운 아이들. 오래 외우다보니 강아지똥의 내용에 감정이입이 되어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는 아이까지 생겼다. 아름다운 동화 한 편이 가져온 자신감과 생명에 대한 사랑은 지식을 넘어 오래가는 지혜로 아이들의 가슴에 남으리라.
그날 대회장에 오신 우리 1학년 아이들의 부모님은 높은 자리에 올라가 당당하게 강아지똥을 외우며 구연하는 자녀의 모습을 대견해했다.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이 높아지게 하는 동화구연대회 는 오래도록 즐거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5분 가까이 외웠던 내용을 심사규정에 따라 내용을 줄여 3분 정도로 다시 줄여 외우는 어려움도 거뜬히 이겨낸 1학년 아이들이었다. 어른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잘 외우는 모습이 얼마나 귀여운지!
대회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매일 아침 <강아지똥>을 외우며 아침 공부를 시작할 것이다. 아름다운 동화 한 편을 아무 때나 외울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렇게 외우다보면 다른 동화나 시를 외우는 것도 어렵지 않게 도전하게 될 것이다. 초등학교 공부의 시작은 자신감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초등교육은 읽기 교육이 거의 전부다. 특히 암기력은 자신감을 키우는 출발점이다. 자신감은 공부를 하게 하는 최고의 자산이다. 특히 아름다운 동화를 낭독하는 일은 정서교육에도 매우 좋다.
이렇게 외운 강아지똥에 동작을 붙이면 연극이 되고도 남는다. 2학기에 있을 학예회에도 올릴 계획이다. 이젠 하루 한 편 시 외우기에 도전한다면 벌써부터 자랑하는 우리 반 귀염둥이들이 교정에 지천으로 피어난 꽃들처럼 예쁘다. 1학년 꼬마들이 쫑알쫑알 외우는 강아지똥의 귀여운 대사가 귀에 맴맴 도는 1학년 교실에서 누리는 행복이 벌써 50일이나 지났다. 내 인생의 아름다운 교직 생활이 142일 밖에 남지 않았다. 인생은 마지막이 더 중요하다. 이름값(正名)을 다하고 싶다. 그것이 유일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