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교육으로 인성, 희망, 행복을 노래한다!

2018.08.01 09:00:00

경남 통영 광도초의 학교예술교육 사례

광도초등학교(교장 엄태철)는 경상남도 통영시에 위치하고 있다. 농어촌 환경이기 때문에 별다른 놀이 공간이 없다. 학생 수는 200여 명 남짓으로 문화적으로 다소 소외돼 있다. 그러나 한층 높아진 톤의 아이들의 2부 합창 소리와 바이올린, 첼로 소리 그리고 그 사이를 비집듯이 들려오는 금관악기 소리가 묘하게 어우러져 콘크리트 교실 벽 사이를 부드럽게 휘감는다. 이는 광도초등학교에 문 화예술교육 새싹이 움트고 있기 때문이다.

 

 

제1막. 출발의 서곡(Overture)은 문화예술교육 클러스터 구축부터!

문화예술교육을 하기 위해서는 인적·물리적 인프라가 조화롭고 종합적인 클러스터로 조성이 되야 한다. 도시마다 유명한 문화예술 관련 인물이나 단체가 있다. 광도초등학교는 세계적인 음악 거장 ‘윤이상’ 선생과 미술 거장 ‘전혁림’과 같은 문화 예술인들의 예술혼이 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예향의 도시 통영에 자리를 잡고 있다.

 

따라서 인적 인프라를 쉽게 구축했다. 그 출발은 통영시의 ‘벅수골’ 극단과 MOU를 맺고 음악협회, 연극협회 등의 예술인을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것이다. 자문위원들과 사회에서 학교 안으로의 지원 방안, 단위 학교 특성에 맞는 문화 예술교육 진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고 현재 광도초등학교는 지역의 문화 예술행사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다음으로 물리적 환경 부문에 있어서는 학교 규모와 여건을 고려한 특별활동 실 확보는 둘째로 하더라도 학생들이 행위 예술 활동을 하거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개방형 공간은 갖추어야 한다. 광도초등학교의 경우 별도의 특별실이 없어 교구 보관실을 악기실로 개조했다. 현악수업, 금관악수업, 연극수업은 주로 교실과 방과후 교실에서 이뤄진다.

 

문화예술교육의 클러스터 조성으로 막을 열었지만 유의미한 교육활동으로 전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고민의 실타래를 푸는 방법은 ‘본질에 충실하라’는 말처럼 예술 본연의 의미와 함께 교육과정과의 적절한 융합에서 찾을 수 있다.

 


제2막. 문화예술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배움의 아리아(Aria)를 노래하다!

예술의 ‘예(藝)’ 속에 있는 ‘심는다’와 ‘익힌다’의 의미에서 출발하여 아이들에게 ‘무엇을 심을까?’와 ‘어떻게 익힐까?’의 두 가지 목표를 고민하게 됐다. 첫 번째인 ‘무엇을 심는가?’를 광의의 의미로 보고 문화예술교육의 ‘배움’을 통한 인지적 발전, ‘마음’을 통한 인성적 안정, ‘건강’을 통한 심동적 영역의 발달, ‘희망’을 통한 진로 계발의 4가지 목표 지향점에 도달하고자 했다.

 

두 번째 협의의 의미의 ‘어떻게 익힐까?’를 실행하기 위해 전 학년은 신체 표현 활동 중심의 ‘무용’ 활동을 실시하고 1·2학년군은 기초가 되는 가창 중심의 ‘합창’, 3·4학년군은 현악·금관악 중심의 ‘서양악’과 사물놀이 중심의 ‘국악’, 5·6학년군은 종합 예술형태의 ‘연극’으로 학년군의 특성에 따라 나누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환경은 문화예술교육에 기반한 교육과정과 융합이 필요하였다. 따라서 음악, 미술뿐만 아니라 연극 기반의 국어과와 그 대본의 기반인 이충무 공의 역사적 이야기를 배울 수 있도록 사회과와도 접목하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이른바 ‘문화예술교육의 클러스터’를 조성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화예술교육을 교육과정에서 구체적으로 꽃을 피우기 위해 먼저 각 학년과 학반에서는 교과와 창의적체험활동 영역에서 문화예술 주제 중심의 교육과정을 재구성하였다. 그리고 운영의 효과를 높이고자 사전에 교사들과 강사 간 소통을 위한 협의회를 가지고 운영의 설계, 방법, 문제점 등을 해결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여 교육과정을 함께 설계·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 운영 부문에서는 국어, 음악, 미술, 체육 등의 문화예술 관련 교과와 연계해 교사가 주도하고 전문강사가 지원하는 협력수업 즉, 팀티칭 수업으로 문화예술교육활동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그 결과 학생의 수업 참여와 흥미가 증대된 것은 물론 처음 거부 반응을 나타낸 몇몇 교사들도 보다 재미있게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교육연극 연구회’ 등의 문화예술교사 동아리를 운영해 학생 지도에 대한 교사들의 부담을 경감시키고 전문성을 신장시키고 있다.

 

 

동아리 활동과 방과후 활동의 경우 학생자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학생이 주인이 되어 문화예술 동아리의 연간 활동을 기획, 운영함으로써 학생 참여 중심 교육활동이 이뤄지도록 했다. 그 선행 작업으로 연초에 학생들에게 사전 오리엔테이션을 실시하여 동아리 활동 영역의 성격과 운영 방법은 물론 악기의 특징 및 역사적 유래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문화예술교육활동 프로그램을 ‘첼로’, ‘합창’, ‘사물놀이’, ‘리코더’, ‘금관악’, ‘미술’, ‘연극’ 등의 문화예술 친화형 프로그램으로 운영했다.

 

현장체험학습은 다양한 연극, 뮤지컬, 오케스트라 공연을 관람해 문화예술을 향유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했다. 특히, 연극 활동의 경우 통영의 위인이자 온 국민이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과 관련한 ‘통제영의 바람’이라는 테마를 설정했다. 전교생이 학년군에 맞게 이충무공 유적지를 탐방하는 현장체험학습을 실시해 실생활과 학교 내 교육활동이 유기적으로 이뤄지도록 했다.

 

제3막. 지역사회와 공감하는 문화예술교육의 바람을 일으키다!

이러한 모든 교육활동을 검정하고 결실을 확인하기 위한 무대가 자연스럽게 필요하게 됐고, 그 무대는 지역사회와 소통의 장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이에 매년 학교에서 1박 2일의 ‘가족문화예술캠프’를 개최하여 문화예술을 통해 가족 사랑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화합을 확인하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문화예술 봉사활동으로 5월 어버이날을 맞이해 노인정 경로잔치뿐만 아니라 ‘승전고를 울려라’ 활동 등 지역사회와 교육 나눔을 실천하였다. 또한 이순신 장군 이야기를 현대 아이들의 시각으로 각색, 음악창작극 ‘통제영의 바람’을 선보였다. ‘통제영의 바람’은 올해 전라남도 여수시에서 개최된 ‘거북선 축제’에 초청되어 ‘예울마루’ 공연장 1,000석을 가득 채운 가족들이 함께 관람함으로써 어린이날의 의미를 더욱 훈훈하게 하였다. 또한 학생들 작품으로는 유례없이 7월 13일 ‘2018 통영연극예술축제’에서 개막 공연작으로 초대돼 ‘통제영의 바람 시즌2’를 공연했다.

 

광도초등학교는 문화예술교육으로 이충무공의 혼과 교훈을 일깨우는 동시에 지역의 문화예술 행사에 주체적으로 동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있다. 올해 행사 마무리로 2학기에는 현재 음악창 작극 형태로 공연하고 있는 ‘통제영의 바람’을 각색 편곡해 어린이 오페라 극으로서 한층 더 발전시킬 계획이다. 그동안의 과정들은 어떻게 보면 아직은 한편의 작은 ‘오페라’와 같다. ‘가능할까?’라는 의구심과 함께한 그동안의 노력들은 심금을 울리는 감동으로 전이, 학생들이 인성을 바르게 함양으로써 학교폭력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학부모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특화된 재능과 꿈을 키우는 학교로 입소문이나 몇 년 전만 해도 100여 명의 소규모 학교에서 200여 명 규모로 커지는 기적이 현실로 일어났다. 이처럼 문화예술교육으로 교육공 동체가 다함께 공감하고 꿈꾼다면 아이들의 역량 계발과 함께 문화예술교육의 ‘지역거점센터’ 역할이라는 행복한 ‘기적의 오페라’가 더욱 감동적으로 펼쳐질 것이다.

공필재 경남 광도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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