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소화불량으로 고생이라면 ‘진피’에 주목

2018.08.13 13:35:09

 

서울이 기상관측 이래 역대 최고 온도를 기록했다는 뉴스와 함께 8월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나 무더운 올해 여름, A교사는 최근 자주 피곤하고 입맛도 전과 같지 않아 식사량도 줄고, 조금만 먹어도 속이 불편함을 느낀다. 평소 가끔 있던 소화불량은 소화제로 이겨낼 수 있지만 유난히 더운 올해 여름은 저하된 소화기능이 잘 회복될 것 같지 않아 걱정이다. 이번 시간에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한약재 중 대표적인 위장기능 개선제라고 말할 수 있는 진피(陳皮)를 소개하고자 한다. 
 

진피는 민간에서 흔히 말하는 귤껍질이다. 학문적으로는 운향과(Rutaceae) 식물인 귤나무 의 잘 익은 열매껍질이다. 진피는 전통적으로 맵고(辛), 쓰며(苦), 따뜻한(溫) 성미를 가진 약재로 정체된 기를 순환시키고(이기‧ 理氣), 위장관의 소화기능을 증강해주며(건비‧健脾), 가래를 삭이는(조습화담‧燥濕化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효과는 진피의 정유(精油)와 플라보노이드(Flavonoid)성분에서 나온다.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진피의 약효성분은 소화액의 분비와 위장의 연동운동을 촉진해 식체(食滯‧먹는 음식이 잘 소화되지 않은 병)증상을 개선하고, 음식알레르기와 기관지천식을 유발하는 알레르기 반응을 억제하며 기관지 점막의 점액분비를 촉진해 가래 배출을 쉽게 한다. 또 혈압변화에 의한 모세혈관의 탄력성을 높여주고, 갱년기 여성의 골다공증을 개선하며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낮춰주는 효과도 있다.
 

소화기능을 개선하는 진피의 약물작용기전은 헤스페리딘과 세로토닌 수용체 간의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세로토닌은 신경전달물질 중 하나인데, 우리 몸의 신경세포에는 세로토닌과 결합하는 다양한 수용체가 있으며 각 수용체마다 나타내는 작용이 다르다. 헤스페리딘은 그중에서도 위장 연동운동과 포만감에 관련된 세로토닌 수용체(5-HT2B)를 억제해 포만감이 줄어들고 위장운동이 촉진돼 식체(食滯)증상을 개선한다. 더불어 장기간 복용하는 경우 식욕을 증가시키는 호르몬인 그렐린(Ghrelin) 분비가 촉진돼, 특별한 원인 없이 위의 소화기능이 저하된 사람의 경우 위장허약체질의 개선도 기대할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진피가 포함된 한방처방인 육군자탕(六君子湯)에 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위장기능 개선과 식욕촉진 효과가 명확하게 입증돼 더욱 주목 받게 됐다. 육군자탕은 위장관 질환에 대한 현대의학의 권위 있는 진단∙치료 기준인 ‘로마기준 IV’(Rome criteria IV)에도 수재된 처방으로 그 약리기전과 효능효과가 상당 부분 규명돼 임상에서 식욕부진 개선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육군자탕은 인삼∙복령∙백출(또는 창출)∙감초∙반하∙진피로 구성된 처방이며 제약회사가 의약품으로 생산한 육군자탕 과립제를 한방 약국에서 상담을 통해 구입할 수도 있다.

 

진피 활용법
 

귤피(橘皮)라고도 불리는 진피는 예로부터 묵은 것이 좋다고 해 진피(陳皮)로 통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상식으로 실상 진피의 약효성분은 신선할 때 함량이 가장 높으며 시간이 경과할수록 점진적으로 분해된다. 여러 논문에 따르면 진피의 주된 약효성분인 헤스페리딘(hesperidin)은 열과 빛, 공기, 금속이온에 쉽게 분해된다. 또 감귤류를 상하게 하는 대표적 진균인 녹색곰팡이(Penicillium digitatum)에 감염되면 유효성분들은 12시간 안에 급격하게 감소하며 72시간 이후에는 거의 소실된다. 그러므로 진피를 활용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차광과 밀봉이 제대로 된 포장용기로 포장된 제품을 구입해야 하며 달이는 시간과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약재로서 보관상 주의할 점으로는 진피의 주요성분의 분해를 막기 위해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는 것이다. 냉장고에 보관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지퍼백으로 된 포장용기라면 음식물과 구분해 음식물의 수분노출과 오염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일반 포장용기라면, 지퍼백에 넣어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보관해 일정한 품질을 유지해야 한다. 
 

살펴본 대로 진피는 위장기능 개선작용을 비롯한 다양한 효능을 가진 좋은 한약재다. 특히 무더운 여름철에 소화기능이 떨어져서 위장장애, 소화불량으로 고생하는 분들에게 권할만한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약재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진피는 약물의 특성인 안정성이 좋지 않으므로 적절한 포장용기에 보관되고 품질관리가 잘 된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더불어 전문적인 복약지도가 필요하다면 한방약국에서 한약사와 상담을 통해 개인의 특성과 약물의 특성을 고려한 정보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차로 음용하는 법
① 진피 3g을 티백에 넣어 손으로 잘게 부순 후 적절한 양의 뜨거운 물로 우려내 복용한다. 1회 용량은 일반적으로 60kg 성인 기준 3g정도가 적절하며, 개인차가 있으므로 3~6g 내에서 조절할 수 있다.
② 특히 식간 또는 식후에 복용하면 식체를 예방할 수 있다.
③ 식사 중 구역감이 있거나 구토를 하는 경우 생강 1~3g을 더해 함께 복용하면 더 좋다. 말린 생강(건강)의 경우 수분함량이 줄고 약효성분 함량이 높으므로 생강의 절반 이하로 사용한다.

 

주의할 점
① 한 번에 많은 양을 끓여 보관할 때에는 끓는 물에서 30분 이내로 끓이고 달인 물은 유리용기 또는 비금속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도록 한다.
*끓이는 법: 10회 복용량 기준, 물 1.5~2리터를 준비해 끓기 시작하면 진피 30g을 넣고 30분 미만으로 끓여 1~1.5리터 이내가 되도록 한다. 100~150cc씩 나눠 복용한다.
② 공복에 복용하는 경우 소화 촉진 작용으로 위산과다 등의 위부 불편감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식후에 바로 복용하거나 복용용량을 감량하면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개선된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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