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 매력적이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고, 짧은 이야기에 깊은 함축적 의미를 담고 있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그린이의 개성이 드러나는 그림은 예술성도 갖췄다. 하지만 독서동아리를 담당하는 교사로서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짧은 시간 안에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독서동아리를 운영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아이들이 책을 읽어 오지 않는 것이었다.
책 내용을 알아야 각자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토론도 할 수 있는데, 책 내용을 모르니 시작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짧은 동아리 수업시간에 책 읽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그림책으로 동아리를 운영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일단 10분 내외로 그림책 한 권 정도는 뚝딱 읽을 수 있으니 말이다.
책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며, 올바른 삶의 태도를 갖도록 하는 것이 독서동아리 운영의 목표였다. 그래서 독후활동은 책놀이 수준이 아닌, 책 내용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 아이들의 사고력을 자극하고자 했다. 다양한 그림책을 활용해 수업하였는데 그중 4학년을 대상으로 <슈퍼거북(유설화 지음. 책읽는 곰)> 수업을 진행한 사례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우리가 상상 못한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
<슈퍼 거북>은 토끼와 거북이의 뒷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을 가미해 정말 재미있게 쓴 책이다. 사실 책 내용이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깊게 다가온다. 대강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토끼와의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 꾸물이는 ‘슈퍼 거북’이라는 별명을 갖고 영웅이 됐다. 하지만 꾸물이는 별명에 맞지 않게 느림보였기에, 다른 동물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진짜 슈퍼 거북이 되고자 열심히 노력한다. 수많은 노력의 결과 비행기보다도 빠른 거북이가 됐지만, 그 노력은 꾸물이를 점점 늙고 지치게 했다. 토끼와의 두 번째 달리기 대결 후 지쳐만 가던 꾸물이는 자신의 본 모습을 깨닫고 밝은 모습을 되찾게 된다. 토끼와의 두 번째 대결 중 과연 어떤 일이 있었을까? 꾸물이가 이겼을까? 결론을 미리 이야기하면 재미없지만, 꾸물이는 토끼에게 패하고 만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꾸물이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 활동 의도
대부분의 사람은 주변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그래서 타인의 기대·시선·평판에 부응하고 싶어 열심히 노력한다. 이 책에 나오는 꾸물이처럼 말이다. 다른 사람의 기대가 자신의 기대와 일치한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부모님은 의사가 되기를 바라지만, 사진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학생에게 우리는 어떤 말을 해줄 수 있을까? 슈퍼 거북을 통해 내가 가진 모습을 인정하고, 나답게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고자 했다.
● 생각 나눔
독후활동에서 질문은 빼놓을 수 없다. 독후활동지에 넣을 질문을 만들 때 질문의 유형은 책 내용을 확인하고, 자기 생각을 말해보고, 내 삶과 연결해보는 것으로 크게 3가지로 구성했다. 아래의 질문은 아이들의 사고를 자극하기 위해 만든 것이다. 실제 수업을 할 때는 이 질문들을 모두 사용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몇 가지를 골라 활용했다.
[자세한 내용은 월간 새교육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