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매년 증가

2019.05.02 19:31:21

교총 2018 교권상담 보고서
전체 501건 중 70건 차지
생활지도체계 붕괴가 원인

[한국교육신문 정은수 기자] 교실의 생활지도체계가 붕괴하면서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수업 방해 사례가 늘면서 다른 학생의 학습권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국교총이 2일 발표한 ‘2018년도 교권회복 및 교직상담 활동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가 전체 501건 중에 70건(14%)을 차지했다. 2015년 23건(4.7%)이었던 것이 2016년 58건(10.1%), 2017년 60건(11.8%)을 거쳐 2018년까지 매년 늘어 숫자와 비율 모두 3배가량 증가했다. 

 

교총은 “교직사회 정서상 대부분의 교원은 제자의 교권침해를 신고하지 않거나 참고 넘어간다”며 “그런데도 상담이 느는 것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의 교권침해가 계속 증가하고, 정도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특히 학생에 의한 교권침해 원인 중 ‘수업방해’가 1위를 차지했다. 2015년 이후 줄곧 1위를 유지하던 ‘폭언·욕설’은 2위로 내려앉았다. 건수는 수업방해 23건(32.7%), 폭언·욕설 18건(25.7%), 명예훼손 11건(15.7%), 폭행 11건(15.7%), 성희롱 7건(10%)이었다. <그래픽 참조>

 

 

 

 

이에 대해 교총은 “수업방해 상담이 늘고 있는 것은 교원의 학생 생활지도체계가 무너져 정당한 교육활동마저 거부되는 교실의 민낯을 반영한 것”이라며 “교권을 넘어 다른 학생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는 일인 만큼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업방해 학생 등에 대한 지도 수단, 방안, 절차 등을 명시한 생활지도 매뉴얼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체별 건수는 여전히 학부모에 의한 피해가 243건(48.5%)으로 올해도 1위를 차지했다. 전년도(267건, 52.6%)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반복·지속적인 악성 민원과 협박, 허위사실 유포, 민·형사 소송 남발로 감당하기 힘든 고통에 시달리는 실정을 반영한 결과다.

 

학부모에 의한 피해 원인과 행위를 살펴보면 학생지도 관련이 95건(39.1%)으로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다음으로 명예훼손 67건(27.57%), ‘학교폭력’ 53건(21.81%), ‘학교안전사고’가 28건(11.52%)가 뒤를 이었다.

 

학부모·학생에 의한 침해를 제외하면 처분권자에 의한 신분피해가 80건(16%), 교직원에 의한 피해가 77건(15.4%), 제3자에 의한 피해가 3건(6.19%)순이었다.

 

전체 교권침해 상담 건수는 501건으로 전년도의 508건에 비해 근소하게 줄었지만, 3년째 5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10년 전인 2008년의 249건의 두 배를 넘는다. 교권침해 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교총의 소송비 지원 건수는 늘고 있다. 교권 사건 소송비 지원 현황을 보면 2015년 14건, 2016년 24건, 2017년 35건, 2018년 45건으로 매년 10건씩 증가했다.

 

교총은 “교권침해 사건의 정도가 소송으로 비화될 만큼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교권침해에 대해 강력히 대응하도록 개정된 교원지위법이 10월 17일부터 시행되는 만큼, 정부와 시·도교육청이 학교현장에 잘 안착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총이 개정해낸 교원지위법은 ▲교권침해에 대한 교육감의 고발 조치 의무화 ▲관할청의 법률지원단 구성·운영 의무화 ▲교권침해 학부모 특별교육 미이수 시 300만 원까지 과태료 부과 ▲교권침해 학생 징계에 전학, 학급교체 추가 등을 담고 있다.

 

아울러 “학교폭력 처분에 불복한 교권침해가 많다는 점에서 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도 조속히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정을 앞둔 학교폭력예방법은 ▲경미한 학교폭력 학교자체해결제 도입 ▲단위학교 학폭위 교육지원청으로 이관이 골자다. 

정은수 기자 jus@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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