氣 보해주는 ‘황기’로 다가오는 여름 대비하자

2019.07.02 10:24:58

 

5~6월 가정의 달 행사들과 여러 체험학습으로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7월. 아침  저녁으로는 아직 시원하지만, 대낮에는 기본 30도를 찍는 온도와 불쾌지수를 높이는 습도에 에어컨을 온종일 틀어놓을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부터가 시작인 이 여름을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까? 이번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여름철 보양식으로 잘 알려진 삼계탕의 재료 황기(黃芪)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황기는 콩과(Leguminosae) 식물인 황기(Astragalus membranaceus Bunge) 또는 몽골황기의 뿌리를 의미한다. 전통적으로는 기를 보하고 양기를 북돋아(보기승양․補氣升陽) 신체의 기허(氣虛)로 인한 권태, 무력감, 식욕부진, 소화불량 등의 증상에 사용되며 위기를 강화시켜 피부를 촘촘히(익위고표․益衛固表) 해 피부의 허증(虛症)으로 인한 자한(自汗, 저절로 비정상적인 땀이 흐르는 증상)에 사용된다. 
 

또 소변을 잘 나오게 하고 부기를 없애(이수소종․利水消腫) 기허로 인한 체액순환이 저하될 때 수액대사를 원활하게 하며, 독기를 빼내고 새 살이 돋아나게(탁창생기․托瘡生肌) 해 면역반응이 저하되고 농이 잘 사라지지 않을 때나, 수술 부위가 잘 회복되지 않을 때 사용될 수 있다. 황기가 포함된 대표적인 처방으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십전대보탕(十全大補湯)이 있다. 십전대보탕은 병후 및 수술 후 체력회복, 식욕부진, 냉증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로 소화흡수기능의 부활과 영양상태의 개선을 통해 신체의 방어기능을 회복시키고 치유기전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면역 불균형 개선 및 상처회복 도와

 

면역에 대한 잘못된 상식이 있다면 면역력이 높은 상태가 좋은 것이고 낮은 상태는 좋지 않다는 것이다. 외부물질에 대한 인체의 방어체계를 뜻하는 면역(Immunity)은 개별적으로 분리돼 있지 않다. 면역 체계는 방어물질의 종류에 따라 긴밀히 상호 협동해 대응함으로써 우리 몸의 균형(항상성)을 유지한다. 어느 한 면역이 지나치게 강력한 작용을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 좋은 면역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특정 면역이 과도하게 작용하면 흔히 알레르기라고 부르는 제1형 과민반응(Type I hypersensitivity)이 발생해 아토피, 비염, 천식 등으로 고통 받기 쉽다. 류마티스,  갑상선저하증 등 면역세포가 자기 자신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도 과도한 면역 반응으로 발생한다.
 

우리 몸의 1차 방어체계를 담당하는 면역세포들 중에는 가지처럼 생긴 수지상세포(Dendritic cell)가 있는데, 이는 적군(항원, Antigen)을 탐지하고 그 특징을 다른 면역세포들에게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황기에 들어 있는 유효성분(다당류, Polysaccharide)은 수지상세포의 적군 인식 기능을 증강시켜 준다. 그 결과 감염된 미생물을 적절하게 제거하는 면역반응이 신속하게,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게 된다. 또 황기의 다당류 성분은 인터류킨-4(IL-4)라는 세포신호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바이러스 대응면역을 활성화하고, 인터류킨-10(IL-10)의 분비를 촉진해 상처회복을 담당하는 대식세포(Macrophage)의 기능을 높여 회복을 촉진한다.

 

 

껍질 매끈한 게 좋다는 것은 오해

 

우리가 황기에 대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깔끔하고 매끈하게 손질된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이다. 실제 전통시장이나 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황기는 하얗고 매끈하게 잘 손질돼 있다. 한때 표백제 성분인 이산화황이 과도하게 포함된 불량 황기가 삼계탕 재료로 유통되기도 했다. 황기의 주요한 유효 성분 중 하나인 아스트라갈로사이드(Astragaloside)는 껍질에 주로 분포하고 있기 때문에 껍질이 없는 황기는 약리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

 

또 크기가 비대하며, 부드러우면서도 질기고 달고 향기가 있는 몽골황기를 우량품으로 취급하는데, 5년 근부터 아스트라갈로사이드 성분의 함량이 4년 근 이하보다 2배 이상 월등히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껍질이 잘 보존돼 있으면서도, 5년 근 정도의 뿌리 굵기가 비대한 몽골황기가 가장 좋은 품질의 황기라고 볼 수 있다.
 

식품으로 판매되는 황기와는 달리 ‘대한민국약전(식약처의 의약품기준 관련 고시)’에서 규정하는 품질기준을 충족하는 의약품용 정품 한약재로 유통되고 있는 황기는 각종 농약 및 이산화황 검사 기준으로 안전하면서도 껍질이 잘 보존돼 있는 5년 근의 굵고 품질이 검증된 제품으로 유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때문에 의약품용 정품 한약재를 판매하고 있는 한방 약국에서 한약사와의 상담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확보된 의약품용 한약재를 구매하는 것을 권하며, 황기로 차를 복용하기 보다 치료가 우선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알맞은 약물을 선정하거나, 약물 상호작용 또는 식이요법, 생활요법 등 적절한 복약지도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황기 차 달이는 방법=황기는 전통적으로 1일 120g까지 사용하는 처방이 있을 정도로 대용량을 복용해도 안전하지만 통상 복용량은 일반적으로 60kg 성인을 기준으로 1회당 대략 2~4g 정도, 하루에 2회 정도 복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복용량은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1회당 3g 내외에서 개인에 맞게 조절해 사용한다.

 

황기를 차로 복용할 때는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껍질에 있는 성분이 주로 황기의 약효를 나타내므로 껍질을 잘 보존한 황기를 선택하고, 황기의 약효성분들이 잘 추출될 수 있도록 잘게 분쇄하는 것을 권한다. 황기는 질이 질기면서 단단한 편이므로 가정용 일반 믹서기로 분쇄할 경우, 칼날이 황기에 박혀 분쇄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튼튼한 분쇄기를 사용하도록 한다. 또 이렇게 잘 분쇄가 되지 않는 약재의 경우 소음 및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1. 10회 복용량 기준 총 30g을 분쇄기를 사용해 잘게 부순다. 황기는 가루처럼 곱게 갈리기보다는 톱밥 뭉텅이처럼 분쇄되는데, 이렇게 갈려진 황기는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에 담아 내용물이 새어 나오지 않게 한다.

 

2. 물 1.2~1.3L를 준비해 황기와 함께 끓이고, 센 불로 대략 30분 정도 끓여 황기 특유의 노란 색깔을 띠고, 콩 향이 나게 되면 중간불로 30분 정도 더 끓여 졸여준다. 

 

3. 황기를 달인 물이 1L 정도로 졸여지면 상온에서 식힌 뒤 황기가 담긴 망을 버리고, 약액을 요리용 망 또는 다시백을 사용해 한 번 더 걸러 찌꺼기는 거르고, 맑은 약액만 남도록 한다.

 

4. 황기를 달인 약액은 빛을 차단하는 용기에 냉장 보관하고, 1회 복용 양은 100cc정도(황기 약 3g에 해당하는 양)로 하루 2회 따뜻하게 데워 복용한다. 

김성용 대한한약사회 학술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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