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인천시교육청과 인천교육과학연구원(이하 연구원)이 ‘밀실 논의’를 통해 더 이상 인천교육자료전을 개최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인천 관내 교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교총이 시교육청과 연구원의 교육자료전 개최 포기와 관련, 관내 유·초·중·고 교원 9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91.8%가 ‘교육자료전 개최 포기 여부에 대한 교육현장 의견수렴 여부’에 대해 “없다”고 답했다. 이 대답을 한 교원들에게 ‘의견수렴 없이 개최 포기를 결정한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잘못한 것이다”의 비율이 77.4%로 나타났다.
또한 ‘교육자료전 개최 포기관련 교육청의 바람직한 자세’ 질문에는 “전면 재검토하거나, 신중히 결정해야”의 답이 86.9%로 조사됐다.
인천교총은 지난 7월 시교육청의 교육자료전 개최하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보이자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해 이 같은 결과를 받았다. 결국 최근 시교육청이 개최 포기 결정을 내리자 인천교총은 이 같은 설문결과가 포함된 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인천교총은 “설문결과를 보면 거의 대부분의 교원이 이 같은 추진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잘못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따라서 시교육청의 교육자료전 포기 결정을 전면 재검토하거나 신중히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교육청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교육 포기로 간주하고 방침 철회 때까지 2만4000여 인천교원들과 싸울 것임을 밝히고 나섰다. 인천교원의 연구 의욕이 저하된다면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지고, 이는 곧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인천교총은 “교육청과 연구원은 교육을 최우선시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데 근거도 부족하고, 말도 안 되는 변명에다, 비민주적 절차 등으로 일관하면서 교육자료전 개최를 포기했다”며 “특정진영의 입장만 대변하는 무책임한 행태”라고 규탄했다.
전국교육자료전은 올해 50회를 맞은 대표적인 연구대회로 역사와 권위를 인정받아 왔다. 교구재와 자료가 열악했던 1970년부터 우수 교육자료의 개발·보급을 통해 현장의 교수·학습 개선에 크게 기여해온 국내 유일의 실물 교육자료 대회다.
특히 최근에는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참여와 실천의 교육이 강조되면서 체감하고 즐기며 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자료의 개발과 보급이 갈수록 절실해지고 있는 실정이라 교육자료전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한층 커지고 있다는 게 인천교총 측의 설명이다.
인천교총은 “이런 상황에서 교육현장의 여론수렴도 없이 주최기관인 연구원도 아닌 교육청 내부에 비밀리에 TF팀을 만들어 밀실에서 포기를 결정한 것은 답을 정해놓고 밀어붙인 전형적인 행정편의적·비민주적·반교육적인 행태”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어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폐지의 주된 이유로 업무경감을 언급한 연구원의 의견”이라며 “일이 많다고 본래 기능과 본연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은 특정진영의 입장을 대변하기 위한 그야말로 궤변에 불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