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사의 자기효능감, OECD 평균 이하

2020.03.12 14:18:58

KEDI, 교원·교직환경 비교연구 결과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 강화해야”

우리나라 중학교 교사의 자기효능감이 OECD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학급경영 효능감이 낮게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KEDI, 원장 반상진)은 9일 ‘교원 및 교직환경 국제 비교 연구: TALIS 2018 결과를 중심으로(연구책임자 이동엽)’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는 OECD가 주관하고 한국교육개발원이 수행하고 있는 TALIS(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 2018 결과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현실을 국제비교학적 관점에서 진단했다. TALIS는 교사의 근무조건과 학교 안에서의 학습 환경에 초점을 맞춘 최초의 국제 비교 조사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교직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다양한 능력에 대한 스스로의 판단 또는 신념이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교사는 학생을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인식하고 자신이 학생의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면 개인적인 성취감을 경험한다. 
 

우리나라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TALIS 2013과 비교했을 때 점차 개선됐지만, OECD 평균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여전히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교사의 자기효능감은 크게 교수·학습 효능감, 학생참여 효능감, 학급경영 효능감 등 세 영역으로 나눠 측정했다.

 

학급경영 효능감을 측정하는 문항 가운데 ‘학생들의 행동에 대한 기대를 명확기 하기’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은 79%로, OECD 평균(91%)보다 약 10%p 낮았다. ‘학생들이 학급규칙을 따르도록 만들기’에 대한 긍정 응답 비율도 84.3%로 나타나 주요국 가운데 하위권에 머물렀다.
 

직업 환경에 대한 만족도도 낮았다. 한국 교사의 업무시간 가운데 수업보다 학생 상담, 행정 업무, 전문성 개발이 차지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었다. 
 

전문성 개발을 위해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고, 온라인 강의·세미나 참여 비율이 조사 참여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교사의 전문성 개발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업무와 일정이 겹침’ ‘학교 차원의 지원 부족’ 등을 꼽았다. 
 

학급의 수업 분위기에 대해선 부정적인 인식이 높았다. 소란과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으로 인해 시간을 허비한다고 답했다. 또 평가 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교사의 자기효능감이 교육 성과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효능감을 높일 개선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면서 ▲교사의 전문적 자율성 강화 ▲교사의 경험과 실천을 활용한 전문성 개발 활동의 재설계와 운영 ▲교원양성 교육의 이론-실제 연계성 강화 등 향후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이어 “교사는 주어진 교육과정을 이행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학생과 학급의 상황에 따라 교수활동을 유연하게 조율하는 능동적인 존재”라며 “교사가 높은 전문성을 갖춘 자율적 행위자로서 기능할 때 교실 상황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문제와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효능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 자율성을 제도적으로 강화해 교사가 전문적 자율성을 바탕으로 직무를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OECD에서 수행하는 TALIS는 효과적인 학교 교육 여건을 조성하기 위한 정책을 검토하고 개발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지난 2008년 도입됐다. TALIS 2018에는 전 세계 48개국의 초·중·고교 1만 5000여 곳에서 26만여 명의 교사가 조사에 참여했다.

 

우리나라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교급별로 200개 학교와 소속 교장 200명, 교사 4000명을 무선 표집해 조사를 시행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필수 참여 대상인 중학교를 기준으로 ▲교사의 직무 만족 및 동기 ▲전문성 개발 ▲자기효능감 ▲교사의 교수 실천 ▲학교 풍토 ▲다양성 및 형평성 ▲혁신 ▲인적 배경 등을 주요 주제로 보고서를 발표했다. 

김명교 기자 kmg8585@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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