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경기 성남 A중에 근무하는 여성 행정실장이 지난달 업무 도중 당한 감전사고(본지 7일자 보도)로 3~4도 화상을 입어 수술 등 입원치료 중인 것과 관련해 경기도교육청의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그 책임을 직원 개인에게 전가하는 모양새를 띄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8일 도교육청 교육환경개선과는 관내 학교에 지난달 A중 감전사고와 관련해 “평소 전기설비의 위험성 인식 저조 및 학교 안전관리자의 역할 미흡 등으로 전기안전사고의 위험이 부각되고 있다”며 시설물 안전관리에 주의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하달했다.
이와 관련해 교직원들은 “도교육청이 만든 구조적 책임을 직원 개인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학교 현장에 안전 관리할 인력이나 전문성이 없는데 ‘관리자 책임’으로 결론 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반응이다.
특히 교육청 수장인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사고 발생 한 달이 되도록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 책임 있는 사고 재발 대책은 없고, 대신 도교육청은 행정실장 등을 대상으로 6차시 사이버 안전교육을 이수하도록 했다. 교육지원청 별 차이는 있지만 유·초·중·고 근무 행정실장은 필수적으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수 결과도 18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에 공무원들의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연말 회계업무 폭증 기간에 도교육청이 사후약방문 식의 사이버 안전교육을 받으라는 것은 책임 면피용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안전교육 자료도 20년 전 통계(표 참조)로 만든 ‘졸속’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일반직노동조합(경일노, 위원장 이혜정)은 “도교육청의 면피성 안전교육을 중단하라”면서 4일부터 경기도의회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교육행정위원회와 교육기획위원회 예결산심의가 있는 날에 한해 진행하기로 했으며, 교육청노조연맹(교육연맹, 위원장 이관우)도 시위를 지원하기로 했다. 경기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 교직원의 문제로 인식한 것이다.
일단 4일 강동인 교육연맹 수석부위원장이 가장 먼저 연대 지원 차원에서 경기도의회 앞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7일에는 이혜정 경일노 위원장에 이어 14일에는 이관우 교육연맹 위원장이 시위에 나설 예정이다.
경일노 등은 “도교육청이 전문성·인력 부족 등에 놓인 학교 현장의 현실적 애로사항을 통감하고 ‘학교시설 안전관리 대책 공청회’ 등 과정을 거쳐 학생과 교직원의 실질적 안전 확보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어 “도교육청은 학교시설 안전사고에 대해 현장의 충격과 분노를 공감하지 못한 채 기존의 탁상행정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진행하고 있다”며 “이는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과 직결되는 부분으로 학교시설의 체계적 전문기술관리를 위한 학교정책 수요자 중심의 공론화된 토론의 장을 통한 현장 실태 파악과 개선이 필요하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내실을 갖춘 교육과 더불어 학교시설의 전문기술성 확보 등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