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일기] 도시는 사라질지 모르지만 문화와 전통은 남는다!

2021.09.23 09:53:24

도시 소멸에 따른 학교 위기도 생각해 보다.

사람들이 모이면 도시가 된다. 도시로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먼저는 생활의 편리성 때문이 아닐까 싶다. 직업을 위해서든 교육 때문이든 결국 사람들을 모이게끔 하는 뭔가의 이유가 도시에게 있으며 사람들이 모이다보니 자연스럽게 도시의 위용을 갖추게 된다. 현재도 그렇거니와 과거에도 수 많은 도시들이 만들어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해 왔다. 유서깊은 도시는 그만큼 사람들이 왕성하게 모여 활동을 했다는 증거가 고스란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와서 도시의 필요성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감지되고 있다. 아마도 감염병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생각때문이다. COVID-19 로 시작된 팬데믹 위기는 시작일 뿐 앞으로도 생각지도 못한 감염병이 인류를 지속적으로 위협할 것임은 분명하다. 감염병의 창궐은 현대의 도시의 모습을 변형시킬 가능성이 크다.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단순한 방법은 흩어지는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도시를 쪼개는 것이다. 감염병 뿐만 아니라 기후 재앙이라고 불리는 재난이 도시를 위협하는 존재로 남아 있다. 산불, 허리케인, 홍수, 가뭄, 지진 등 천재지변은 도시를 사라지게 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고고학자들이 발굴해 낸 옛 도시들의 역사 기록(도시史)중에 인상 깊은 곳이 있다. 이탈리아 폼페이와 캄보디아 앙코르다. 고고학자들은 현대의 과학기술법을 활용해 사라졌다고 생각한 옛 도시史를 찾아내고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도시들이 커졌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한 과정을 역사적·정치적으로 조사한다. 파묻힌 지층에서 발굴해 낸 뼈조각들을 분석하고, 각종 유물들, 집터, 물줄기, 새겨진 조각상 등을 통해 사람들의 생활상을 그려낸다. 

 

도시가 영원히 없어지지 않듯 사라진 학교도 다양한 모양으로 다시 일어서지 않을까? 

 

폼페이는 우리가 잘 아는바와 같이 화산 폭발에 의해 하루 아침에 사라진 도시다. 6미터 화산재로 덮혀 버린 도시인 폼페이는 현재까지도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이 진행 중이다. 특히 데이터고고학을 통해 폼페이에 살았던 사람들의 면면을 분석하고 재현해 내고 있다.

 

발굴 현장을 둘러보면 폼페이는 상당히 활발히 상경기가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소수의 로마 귀족들과 노예에서 해방된 사람들, 노예들 다양한 신분이 도시의 구성원으로 함께 어울려 지내는 곳이었다. 화산 폭발 전에도 지진 피해가 있었지만 결정적인 한 방은 화산 폭발이었다. 화산재도 피해를 주었지만 더 큰 피해는 뜨거운 기체였다. 살아 있는 것이라면 순식간에 녹일 정도였다. 로마 당국에서 화산재가 덮힌 폼페이를 재건할만도 한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나서는 황제는 없었다.

 

사라진 폼페이는 영원히 역사 속에서 잊혀진 듯 했으나 화산재 덕분에(?) 도시 모습이 잘 보존돼 최근에는 관광객들로 다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학교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사람이 떠난 시골 지역에 비롯 학교가 폐교가 되었지만 또 언젠가는 사람들이 다시 모여 들지 않을까? 다시 학교가 문을 열지 않을까라는 소망을 가져본다. 

 

급격한 기후변동으로 사라진 학교들이 다시 세워지지 않을까? 

 

인위개변지형학이란 땅의 모양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연구하는 학문이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앙코르와트는 커다란 저수지 안에 있는 사원 단지다. 캄보디아 앙코르 도시 주위에 엄청나게 큰 저수지가 조성되어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의 생존은 저수지의 활용 여부에 달려 있었다. 수로를 정비하는 사람이 사라지고 저수지가 범람했을 때 사람들이 주변 도시로 흩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14세기 말부터 혹독한 가뭄과 이례적인 강수량으로 도시는 파멸에 가까울 정도로 망가지기 시작했다. 거대한 도시도 예측하기 어려운 기상 이변 앞에서는 손 쓸 겨를이 없다.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람들이 흩어질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사라진 학교도 다시 세워지지 않을까? 

 

도시는 사라지더라도 도시가 남긴 문화와 전통은 살아남게 된다. 학교가 사라지더라도 학교가 남긴 문화와 전통은 지역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도시의 소멸을 보며 학교를 생각해 보다!

이창수 강원 서부초 교감 chang1999@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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