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가 줄어듦에 따라 초·중등 교사 선발 인원도 해마다 줄고 있다. 그런데도 여전히 학생들의 장래 희망 직업으로 교사가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학생을 가르친다는 자긍심과 직업 안정성, 한국 사회에서 교사가 갖는 위상을 고려해 볼 때 교직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교·사대를 졸업해도 교사가 되기 쉽지 않고, 교사가 돼도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게 만만치 않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교육방식이 달라져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관이다. ‘인간이 삶이나 세계에 대하여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등의 가치를 매기는 관점이나 기준’을 가치관이라고 정의할 때 교사가 어떠한 가치관으로 교직을 수행하느냐에 따라 교사의 역할과 방향이 달라진다.
지나친 주관 개입 삼가야
교사의 주관적 개입이 지나치면 학생에게 편향된 가치관을 심어 줄 수 있다. 따라서 교사는 주관보다 객관적으로, 특수한 관점보다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학생을 지도할 필요가 있다. 그게 바로 중용적 자세다. 어느 한 편에 치우치지 않은 태도를 보일 때 아이들도 편견 없이 배우고 성장할 기회를 얻을 것이다.
두 번째 조건은 전문성이다.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는 자신이 대학에서 전공한, 즉 교원자격증에 명시된 과목을 전문가답게 지도해야 한다. 예전에는 교사가 책 한 권과 분필 하나만으로 45∼50분 동안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이렇게 동일 내용을 반복해 수업하는 것은 교사의 기억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학생 학습 능력을 향상하는 데는 효과가 낮다.
요즘은 학생중심수업(활동), 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 중심으로 교육 방법이 변화하는 추세다. 그래서 티칭보다 코칭, 티처보다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교사에게 요구된다. 이런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담당 교과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바른말과 행동은 그 자체로 교육
세 번째 조건은 올바른 말과 행동이다. 교사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는 어린 학생에게 스펀지처럼 스며든다. 학생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높임법으로 이해하기 쉽도록 자상히 안내한다면 그 자체로도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다. 졸업 후 세월이 흐른 뒤 선생님에게 배운 내용은 기억을 못 해도 그 선생님이 해준 말과 행동은 기억한다. 그래서 교사의 언행은 형식적 교육 못지않은 비형식적 교육이다.
미래사회가 어떻게 변해도 미래의 주인공을 가르치는 중심은 교사다. 교사가 갖춰야 할 기본 조건을 갖추지 못하는 것은 학생에게서 좋은 교육 받을 권리를 빼앗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