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양적 성장에 치중해 있던 특수교육 체제를 질적 성장과 개별 맞춤형 교육으로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07년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부개정이 이뤄진 이후 15년이 지난 만큼 이제는 시대 변화에 맞는 특수교육 지원체제로의 전면 혁신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장애학생 교육현안 및 개선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발제를 맡은 김기룡 중부대 교수는 그동안의 특수교육 체제가 양적 성장에는 기여했지만 질적 성장은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교육 기회와 과정, 결과 측면에서 아직도 15년 전과 같이 고질적인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여전히 고등교육이나 평생교육으로 갈수록 적절한 특수교육 기회를 얻지 못할뿐더러 과정적인 측면에서도 맞춤형, 통합교육, 복지 지원들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과적으로도 졸업 이후 상급학교로 진학하지 못하거나 취업하지 못하는 비율이 40% 가까이 된다”며 “학교 교육을 받은 후에도 진로가 결정되지 못해 다시 시설이나 가정으로 돌아가는 현실이 특수교육 현장의 고질적 문제인지 법과 체계의 문제 때문인지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8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에 따라 특수교육 재정 집행 권한이 시도교육감에게 넘어간 이후 커진 시도별 교육격차 문제도 언급됐다. 김 교수는 “1인당 특수교육비가 평균 3000여만 원인데 제일 높은 시·도는 4000만 원이 넘고 낮은 곳은 2400여만 원에 불과해 무려 1.7배 차이가 난다”며 “이런 상황이 누적돼 시도 간 환경과 여건 차이가 더욱 심해지고 있는 만큼 이제는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투자하고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통합교육에 대해서는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 UN 장애인권리위원회 지적을 받았던 예를 들며 성인이 된 이후 지역사회로 나가려면 통합교육 비율이 점점 늘어나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오히려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분리된 교육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밖에도 “매년 순증됐던 특수교사 법정 증원이 올해는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다”며 “내년 제6차 특수교육 발전 5개년 계획에 이 같은 내용을 반영하고 특수교육법 전부개정을 추진해 특수교육계의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정순경 전국특수학교학부모협의회 대표는 “아직도 많은 학생이 거주지 인근 통합학급에 제대로 된 환경이 구축되지 않아서 특수학교를 찾아 편도 1시간 이상 원거리로 통학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통합교육 환경을 만들어주는 게 우리가 모두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책무”라고 밝혔다.
조경미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국장은 교사 배치기준 상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 국장은 “중도중복장애 학생이 배치된 학급의 학생 수 감축을 포함해 다양한 방법을 통해 통합교육을 지원하는 교사를 반드시 배치해야 한다”며 “이밖에도 교원을 보호함과 동시에 장애학생을 지원할 수 있도록 교권보호위원회의 운영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