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그루’ 매력에 빠져볼까~ 전국 유일 패션디자인 특성화고

2022.10.05 10:00:00

패션은 옷으로 하는 ‘자기소개’이다. 상황·장소에 어울리는 옷차림부터 사회적 지위와 역할을 나타내는 유니폼·제복까지, 옷은 단순히 ‘입는 것’이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이하 ‘세그루’)는 전국에서 유일한 패션 디자인 분야 특화 학교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제품디자인·미디어디자인·VMD디자인마케팅 등 디자인 분야가 총망라된 학과구성과 교육과정으로 경쟁력 있는 실무 디자이너를 양성하고 있다.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 등 패션의 모든 것을 배우는 학교
세그루에 들어서면 마치 패션디자인센터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학교 곳곳에 전시된 학생들의 의상·핸드백·슈즈·주얼리는 물론 패션 디스플레이 디자인까지, 패션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학과별 디자인 체험도 가능하다.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되는 수요 진로체험과 매년 여름방학 때 중학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디자인스쿨’은 조기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층별로 마련된 학과 실습실 역시 학교라기보다 산업현장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세그루에서 압도적 인기를 누리고 있는 의상패션디자인과 실습실엔 형형색색의 옷감·실, 마네킹과 재봉틀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서양의복·패션디자인·패턴메이킹·패션일러스트·색채 등을 배우며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키운다. 특히 의상패션디자인과 수업을 들으면 국가기술자격인 ‘패션디자인산업기사 자격증’ 응시 기회가 주어지는데, 합격률이 무려 89%나 된다(2021년 고3 기준).  


핸드백·슈즈·주얼리 등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패션제품디자인과 실습실에서는 망치소리가 쉴 새 없이 들려온다. 핸드백·구두를 만들기 위해 가죽을 재단하고, 가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그루의 제품디자인과는 컴퓨터그래픽 수작업을 바탕으로 시각디자인을 비롯한 제품디자인 전반의 실습을 통해 핸드백·슈즈·주얼리 디자인 분야의 창의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학생들이 직접 구성한 콘티를 바탕으로 영상·광고·웹드라마·모션그래픽·타이포그라피 등을 배우는 미디어디자인과 실습실은 방송·촬영 스튜디오와 거의 흡사하다. 촬영한 뒤, 바로 편집이 가능하도록 실습실을 배치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포토샵·일러스트레이션, 광고·방송콘텐츠 제작 등 창의적인 콘텐츠 연출에 필요한 능력 함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VMD(visual merchandiser)과 실습실은 백화점 화장품 매장을 방불케 한다.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상업시설에 상품을 재구성하여 감각적인 공간을 마케팅하는 것을 배우는 학과답게 실습실 전체를 통유리로 꾸며, 학생들이 매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어느 위치에 어떤 콘셉트로 만들어야 효과적일지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정용수 교장은 “디자인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산업수요 맞춤형 기술 인재 양성을 목표로 비주얼MD, 미디어디자인, 패션제품디자인, 의상패션디자인 등 4개 학과에서 학과 특색을 살릴 교육과정을 계속 완성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의 자존감과 행복지수를 높여줄 다양한 프로그램 마련에 힘을 기울여 명실상부 세계적인 디자인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로 떠나는 글로벌 현장학습
세그루의 현장학습 또한 예사롭지 않다. 패션디자인을 배우는 학교답게 패션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로 3개월간 글로벌 현장학습을 진행한다. 한국을 넘어서는 디자인 분야 글로벌 리더로 성장시키기 위해서이다. 이를 위해 세그루는 2019년부터 프랑스 기업 및 대학과 자매결연을 맺고 파리 패션쇼 인턴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로 2년 동안 온라인수업으로 축소되기도 했지만, 올해는 다시 프랑스로 떠난다. 10월에 16명의 학생이 열흘간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디자인을 배우고 오는 일정을 계획 중이다. 


또한 세그루는 다양한 외부사업을 학교 프로그램으로 녹여 사업 성과와 학교 발전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직업계고 졸업생 계속지원사업거점학교, 청소년 비즈쿨사업, 글로벌 현장학습 프랑스 파리 사업단 운영, 학과 재구조화 사업,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마을결합형 학교, 서울특별시 도봉구 지정 ‘꿈의 학교’, SW교육 선도학교, 특성화고 혁신지원사업,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외부사업이 연중 쉼 없이 지속되고 있다. 


학생에 대한 지원은 졸업한 후에도 끊임없이 이뤄진다. 2021년부터 ‘졸업생 계속지원모델개발사업’ 거점학교로 선정돼 매년 1억 원씩, 5년간 지원받고 있다. 앞으로 7년간 1,400여명의 졸업생 DB를 구축해, 온·오프라인 취업상담과 재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다. 특히 ‘홈커밍데이’ 및 ‘취업매칭 in 세그루 행사’를 수시로 진행하고 있어 졸업 후에도 학교에 스스럼없이 방문하여 취업상담, 취업서류 작성지도, 면접 재교육 등의 프로그램을 원스톱으로 제공받고 있다. 


학교의 아낌없는 투자에 학생들은 놀랍게 성장했다. 2021년 중소기업 기술혁신대전 기술인재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하였고, 2022년 현재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사업 4년 연속 우수학교, 창업진흥원 주관 청소년 비즈쿨 3년 연속 우수학교,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교육부 글로벌 현장학습 우수 사업단 선정 등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명문 특성화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그루만의 자랑, 1팀 1기업
세그루는 매년 전국 최상위 취업률을 유지하고 있다. 높은 취업률의 비결은 바로 ‘1팀 1기업’이다. 1팀 1기업 프로젝트는 학과별 특성을 고려한 현장 실무를 익히며, 직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를 창의적으로 해결하는 프로젝트 수업이다. 학과별로 학생들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맞춤형 기업을 매칭시켜 학생과 기업담당자가 함께 협업하여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제품디자인과는 소다그룹과 여성웨딩슈즈를 디자인하고 시제품을 제작했다. 의상디자인과는 유림인터네셔널과 협업하여 기존에 버려지는 제품을 단순히 재활용하는 차원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미디어디자인과는 도봉구청과 함께 학교 주변 상점의 간판을 디자인하고 테마가 있는 팜플렛·굿즈를 기획·제작했다. 이외에도 학생들은 매해 각 학과의 특색에 맞게 진행되고 있는 10여 개의 프로젝트를 통해 의사소통능력·문제해결능력 등 NCS 기반 채용 시장에서 꼭 필요한 직업기초능력과 직무능력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시너지 효과를 얻고 있다.


학생이 행복한 학교, ‘해피 세그루’
학교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 보면 ‘해피 세그루’라는 문구가 자주 보인다. 학생이 행복해야 숨겨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고, 인생을 바꿀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해피 세그루’를 만들기 위한 학교의 고민은 곳곳에 스며있다. 그중 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지하 2층 전체 공간에 마련된 학생 체력단련실과 학생 휴게실, 그리고 ‘행복 캠프실’이다. 웬만한 헬스장 못지않게 꾸며놓은 체력단련실과 카페같은 분위기의 휴게실에서 삼삼오오 모여 수다를 떨다보면 저절로 ‘해피 세그루인’이 된다. 특히 담임교사와 반 친구들이 주말 1박 2일 동안 직접 밥을 해 먹고, 영화감상 및 각종 게임을 즐기며 지내는 ‘행복 캠프실’은 학생들에게 최고 인기 프로그램이다. 


조돈선 교감은 “내신성적 향상, 전문 자격증 취득 및 각종 공모전 작품 준비를 위해 방과후나 휴일에도 실습실마다 불이 꺼지지 않는다. 이러한 학생들의 열정은 교사들이 억지로 만들 수 없다”며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시설과 프로그램 제공을 최우선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찌·샤넬·루이비통 등의 명품브랜드를 능가할 글로벌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하고 있는 세그루패션디자인고등학교.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의 패션 트렌드를 이끌어 나갈 그들의 행보가 기대된다.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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