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도별 초·중·고 학교급식의 학생 1인당 식품비 단가 인상이 최근 물가 상승세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2학기 기준, 전국 학교급식의 식품비는 평균 8.7% 인상됐지만, 전년 동월 대비 배춧값은 78%, 식용유는 47% 올라 급식의 본격적인 부실화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신선식품지수를 보면 호박 83.2%, 무 56.1%, 파 48.9%, 감자 37.1% 등 상승세가 가파르다. 급등한 식자재 대부분이 급식에 필수적인 품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2학기 급식 식품비 8.7% 인상도 재료를 조달하는 현장에서는 빠듯할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인상 수준에 비해 현장의 체감물가 수준 자체가 높다는 데에 있다.
울산의 초등 2학기 급식 식품비는 1인당 2760원, 중학교는 3230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고등학교는 광주가 3353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외 전국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시‧도들의 식품비 단가를 보면 양질의 급식 제공에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라 급식 식품비를 실제 현장의 주요 소비 품목 인상률에 연동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식품비 단가 인상에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전향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별도 협의 없이 예산 주체가 단독으로 2학기 식품비 인상을 결정한 전남과 경북이 타 시‧도에 비해 높은 인상률을 보였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인상분을 분담하며 협의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각자 적게 분담하려는 시도가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 의원은 “저가 식자재 사용은 질 낮은 급식으로 이어진다”며 “아이들이 질 좋은 식재료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할 수 있는 예산 편성 확대를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간 급식비 인상에 대해 교육청과 지자체 모두 조금이라도 덜 손해 보겠다는 자세로 적극적인 인상을 망설여왔다”며 “아이들의 급식은 타협 대상이 아닌 만큼 지금이야말로 적극적으로 재정정책을 운용할 시기”라고 말했다. 김예람 기자 yr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