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서호초 체육관 '앙카라관' 유래 아세요?

2023.02.14 16:54:58

서호초와 앙카라 학교공원을 방문하다

 

지금 전세계의 톱 뉴스는 튀르키에(옛이름 터키)의 강진으로 인한 지구 재앙이다. 건물 수천 채가 무너져 사망자 수가 2만 명을 넘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구조단을 파견하고 무너진 건물 속에서 생존자들을 구조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엄마와 아기가 탯줄로 연결된 상태에서 구조되었는데 아기만 살아있는 상태였다.

 

수원특례시는 튀르키에 얄로바시와 자매결연을 맺고 있다. 수원 서호초는 세빔교에즈 학교와 자매학교 사이다. 수원특례시와 서호초는 매년 자매도시, 자매교와 문화교류를 하고 있다.

 

얼마 전 서호초를 방문했다. 서호초 체육관 이름이 앙카라관이다. 앙카라는 튀르키에의 수도다. 체육관 이름이 튀르키에 수도 명칭을 따왔다. 서호초와 앙카라와는 무슨 인연이 있을까?

 

 

체육관 앙카라관 입구에는 '앙카라관' 이름의 유래가 명기되어 있다. "앙카라관 이름은 한국전쟁이 한창 치열하던 당시, 수원시 서둔동 일대 주둔했던 터키군이 전쟁 고아들을 위해 세운 '앙카라 학교'에서 유래한다. 형제의 나라 터키는 한국전쟁에 유엔군으로 참전하여 우리를 도와주었고 전쟁으로 부모를 잃은 고아들을 '앙카라 학교'에서 보살펴주었다. 이 앙카라 학교는 1952년부터 터키군이 철수하던 1966년까지 고아들을 따듯이 보살피는 역할을 하였다." 서호초는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자 체육관 이름을 앙카라관으로 한 것이다.

 

서호초 국기 게양대에 특이한 장면이 보인다. 맨 왼쪽부터 튀르키에 국기, 우리나라의 태극기, 서호초 교기가 펄럭이고 있다. 앙카라관 이름의 이름 유래를 알고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서호초 교장실에서 임성부 교장을 만났다. 그는 "아마도 학교 국기 게양대에 외국 국기와 태극기가 함께 게양되어 있는 유일한 학교가 우리 학교일 것"이라고 말한다.

 

작년 4월부터 튀르키에 국기를 함께 게양했다고 한다. "튀르키에는 한국전쟁 때 미국, 영국 다음으로 많은 군인이 참전한 나라에요. 이국 땅의 자유와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감동을 학교에서도 잊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국기를 늘 쳐다보며 고마움을 간직하고 형제의 나라를 가까이 하게 하고 싶었어요. 이번 65회 졸업식 때에도 해당국 대사를 초청해 모범학생 3명에게 상장을 수여했습니다."

 

 

서호초 학생들은 튀르키에라는 나라를 어떻게 알고 있을까? 필자는 서호초 교육의 총책임자인 학교장의 훈화 내용을 간접적으로 물은 것이다.  임 교장은 딱 세 가지로 답한다. 첫째, 형제의 나라. 둘째, 우리나라를 목숨 바쳐 지켜 준 나라. 셋째, 우리 학교를 있게 해준 모태의 나라.

 

한국전쟁 당시 앙카라학교가 지금의 서호초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서호초 인근 앙카라학교 공원에는 '앙카라 고아원 건립 기념비'(2006. 10. 13 건립) 비문에 적힌 내용이다. "터키는 1950년 10월 17일 1개 보병여단을 파병하여 각종 전투에서 훌륭한 전과를 올렸으며 특히 1952년 5월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45-9번지 일대에 앙카라 고아원을 설립하여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640여 명의 우리 어린이들이 정상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1966년 잔류중대 철수 시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었다. 수원시는 이들의 업적을 높이 기리고자 이 기념비를 건립하였다."

 

서호초는 1954년 설립인가를 받아 1955년 9월 15일 개교했다. 1959년 2월 16일 제1회 졸업생 98명을 배출했다. 당시 터키군 주둔지가 서둔동이고 주둔지에 군인들이 돌보아 주는 앙카라 고아원이 있었다. 서둔동은 서호초 소재지이자 학구다. 필자가 계산해 보니 제1회 졸업생부터 제8회 졸업생이 서호초 재학생이다. 임 교장이 말한 우리 학교를 있게 해 준 모태의 나라가 맞다.

 

 

임 교장은 "이번 튀르키에 강진 피해가 너무나 커서 안타깝다"며 "한국전쟁 때 혈맹국으로서 도와준 그 고마움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사함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교직원, 학생들의 뜻을 모아 도울 수 있는 방법 찾아 도울 것이다. 은혜를 갚고자 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바람으로 "앙카라 학교공원 규모를 좀더 확장하고 내용도 정비하여 수원시민들이 오고 가면서 형제의 나라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간직하며  튀르키에 국민들의 형제애를 되새기는 장소가 되었으면 한다"며 "얼마 전 수원시에서 서호초교 내 서호청개구리 마을에 튀르키에 전시관을 계획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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