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 아세요?

2023.08.16 15:27:37

시화(市花) 진달래 군락 조성하고 야생화 단지 가꿔

 

우리 고장 수원에 ‘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약칭 칠사모)이 있다. 수원특례시 자원봉사 단체 중 하나다. 7개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는 칠보산은 수원 서쪽에 있는 238m의 산이다. 산 자체가 높지 않고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가족 단위, 여성과 어린이들도 오르기에 좋은 산이다. 광교산 다음으로 수원시민들이 많이 찾는 산이다. 일출을 볼 수도 있고 날씨가 좋을 때에는 서해가 보인다.

 

필자는 6호 카눈 태풍이 지나간 후 지난 토요일 오전 당수동 소재 칠보산 약수터에서 정상까지 5.3km 왕복 산행을 하였다. 태풍이 지나간 흔적으로 밤송이와 가지들이 능선 가장자리에 떨어져 있었다. 서울대 칠보산 학술림에서 리기다소나무의 향내를 맡으며 등산객을 반겨주는 누리장꽃을 보았다. 언제라도 방문객을 반겨주는 칠보산이다.

 

오름길을 지나니 우측에 칠보산 야생화 동산이 보인다. 정확한 위치는 칠보산 약수터와 무학사 중간지점이다. 누가 이것을 조성했을까? 내 걸린 현수막을 보니 바로 ‘칠보산을 사랑하는 모임’이다. 야생화 단지는 면적을 그리 넓지 않으나 야생화들이 가득 찼다. 야생화 앞에는 이름표가 붙어 있다. 야생화 동산 주변 일대는 진달래 군락이다. 진달래는 수원특례시의 꽃이다.

 

 

리포터의 습성을 발휘하여 칠사모 정삼훈(77) 회장에게 연락을 취하였다. 교육기자 신분을 밝히니 취재에 응하신다. 10여 가지 인터뷰 질문도 보내고 궁금한 점은 직접 질문도 하였다. 질문에 답이 오기 전에 직접 뵙기로 했다. 회장은 금곡동에 사시는데 이봉춘(70) 회원과 동행해 칠보산 현장을 찾았다. 두 분 모두 연세에 비해 젊게 보이신다. 아마도 칠보산을 자주 찾았기 때문은 아닌가 생각한다.

 

칠사모는 언제 만들어졌을까? 공식 출범일은 2017년 12월 15일이다. 정 회장은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칠보산의 진달래가 점차 고사되어 가는 것을 목격했다. 그 원인을 분석하니 관리하는 사람도 없고 진달래가 햇빛을 못 받아 생육에 지장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주위 고사목을 제거해 진달래가 숨을 쉬고 자랄 수 있게 생육공간을 확보해 주었다. 이런 활동에는 당수동 거주 시절 마을만들기에서 꽃밭 가꾸기 경력이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칠사모 현재 회원은 총 15명으로 남성회원 10명, 여성회원 5명이다. 대부분 60∼70대다. 이들의 목표는 칠보산 진달래와 야생화 동산을 잘 가꾸어 칠보산을 찾는 사람에게 즐거움과 힐링의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야생화 동산에는 야생화 150여 종, 400여 그루가 자생하고 있다. 현장에 가서 보니 빗물받이에는 물이 가득차 있었고 호미나 괭이 등 화단 가꾸기 연장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여기에 식재된 꽃 이름을 열거해 본다. 벌개미취, 꽃잔디, 꿀꽃, 구절초, 쑥부쟁이, 나비바늘꽃, 붓꽃, 금낭화, 낮달맞이꽃, 골등골나물, 금불초, 참나리, 잔대, 비비추, 미역취, 참취 등. 나비바늘꽃, 골등골나물, 금불초 등 몇 가지는 처음 보는 꽃이다. 야생화에 관심이 있거나 공부를 하려면 여기가 학습장소로 적격이다. 교육장, 학습장이 되는 것. 흔히들 야생화를 오랫동안 또 자세히 보면 사랑스럽다고 한다. 힐링이 되는 순간이다.

 

 

칠사모 회원들은 작년 4월 이곳에서 ‘진달래 축제’도 가졌다. 음식도 자체적으로 준비하고 진달래꽃 부꾸미를 만들어 맛을 보며 등산객에게 시식을 권유하기도 했다. 이들은 층층나무 숲 쉼터 가꾸기, 제1정자 앞 철쭉 단지 꾸미기, 야생화 동산 조성 및 가꾸기,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숲 조성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한 달이면 서너 번씩 칠보산에 올라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 거름주기, 잡목치기, 병충해 방제 약품 살포, 야생화 식재 및 가꾸기 등을 꾸준히 해 온 것을 자축하는 행사였던 것.

 

정삼훈 회장은 “우리 회원들이 진달래를 정성껏 가꾸어서인지 올해 칠보산 진달래를 보니 진달래가 개체 수도 많고 꽃도 화려하게 피었다. 그 동안의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칠보산을 사랑하는 신입회원을 공개모집하니 칠보산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전직 소방공무원인 이봉춘 회원은 “지자체에서 조금만 더 관심을 갖고 칠사모 회원들의 활동을 격려하고 지원해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산 중인 당수동 쌍용 아파트 주민 박○○(여) 씨는 “칠보산 진달래 가꾸기와 야생화 단지를 가꾸고 잘 관리해 주신 칠사모 회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며 “칠보산이 가까운 당수동, 금곡동, 호매실동은 숲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 행복 만족도가 매우 높다”고 말했다.

 

 

이영관 교육칼럼니스트 yyg9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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