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시작된 교원능력개발평가제(교원평가)는 동료교원 상호간 평가와 학생 및 학부모의 만족도 조사를 통해 교원의 능력개발을 통한 전문성 신장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시행 이후 끊임없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시행 취지와는 다르게 학생에 의한 인기‧모욕평가, 학부모에게는 자녀 의견이나 평판에 의존하는 인상평가로 전락했다. 평가 철만 되면 교원들의 교육방식에 불만을 품은 학생들이 겁박하거나 모욕을 주는 수단이 됐다. 심지어 올해 초 교원평가 자유서술식 문항에서 교사를 비하하고 성희롱한 세종 지역 고3 학생이 퇴학처분을 받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익명 뒤에 숨은 학생 범법자를 양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11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올해 교원평가 시행을 유예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교단 사기가 끝없이 추락한 상황에서 시행 유예 검토는 환영할 일이다. 현재 교단은 심각한 교권침해, 과도한 업무, 안타깝게 이어지는 극단 선택으로 몹시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과 다를 것 없는 교원평가 시행은 회복할 수 없는 상처만 남길 것이다. 한국교총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제 필요한 것은 교원평가에 대한 전면 재검토다. 단순 5점 척도 방식의 현행 교원평가는 전문성 신장을 위한 아무런 피드백을 제공하지 못한다. 설령 평가가 진행돼도 그 결과를 교사 스스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경이다. 받아들일 수 없는 평가 결과로 연수 대상자가 정해지면서 교원들의 자존감이 무너지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교원평가 재설계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장 교원들의 의견 반영이 필수적이다. 전문성 신장이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교육부 장관이 매주 교원들과 소통하겠다고 한 만큼 이번엔 현장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