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다섯 명 중 한 명은 온라인 공간에서 따돌림이나 욕설 등 괴롭힘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다른 사람을 가해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26.4%로 나타나 가·피해 경험 비율이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은 10일 ‘미디어 속 학교폭력 양상 분석을 통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응 방안 도출’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지난해 11월 중학생 508명, 고등학생 507명, 학교 밖 청소년 23명 등 총 103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온라인 공간에서 누군가 나를 따돌리거나, 욕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한 적 있다’고 대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20.1%였다. ‘누군가 내가 싫어하는 데도 이메일이나 쪽지를 계속 보내거나, 블로그나 SNS를 계속 방문해 글이나 사진을 남긴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12.2%로 나타났다.
또 ‘인터넷 대화방이나 스마트폰 카카오톡 등에서 나를 퇴장하지 못하게 막고 놀리거나, 욕하거나,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 ‘누군가 나의 사이버 게임 머니, 스마트폰 데이터, 게임 아이템, 카카오톡ID 등을 강제로 빼앗은 적이 있다’, ‘누군가 온라인 공간에서 내가 원치 않는 말/행동을 하도록 나에게 강요하거나 심부름을 시킨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각각 10%를 넘어섰다.
온라인 폭력 가해 경험을 묻는 항목에서는 전체 응답자의 26.4%가 ‘나는 온라인에서 다른 사람을 따돌리거나 욕하거나, 감정을 상하게 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 또 응답자 17.4%가 ‘나는 인터넷 대화방이나 스마트폰 카카오톡 등에서 다른 사람을 퇴장하지 못하게 막고 놀리거나, 욕하거나, 대화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온라인 폭력 가해 대상은 ‘친구(32.8%)’가 가장 많았고, ‘모르는 사람(29.4%)’, ‘온라인에서 알게 된 사람(13.1%)’ 순으로 조사됐다.
청소년들은 미디어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폭력적 콘텐츠에 쉽게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1.5%가 ‘유튜브를 시청하다 보면 폭력적 콘텐츠에 쉽게 노출되곤 한다’고 답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폭력적 콘텐츠에 쉽게 노출된다는 비율은 49.2%, OTT는 54.7%였다.
연구진은 청소년의 폭력 허용도와 폭력 행동 경향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폭력적 콘텐츠의 실제 소비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봤다.
폭력 허용도는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갈등 상황을 폭력으로 해결하는 방식을 정당하다고 받아들이는 태도를 말한다. 또 폭력 행동 경향성은 화가 났을 때 폭력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을 가리킨다.
연구진은 “유해 콘텐츠로부터 청소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어린 나이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중에서도 특히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비판적 이해 역량을 키우는 교육을 강조했다.
또 “AI 기술을 활용 온라인 유해 콘텐츠 노출을 방지하고, 부모 대상 미디어 교육 프로그램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