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 전문대학에 입학한 이색 신입생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음악계 신동으로 주목을 모은 ‘일반인 스타’가 조기 입학하는가 하면, 매년 늘고 있는 '유턴 입학'(일반대학을 중퇴하거나 졸업하고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교육 현상)은 올해도 많은 사연을 낳았다.
SBS TV가 재능 있는 일반인을 출연시키는 프로그램 ‘스타킹’에서 4세 때 재즈 신동으로 관심을 모았던 곽다경 양은 올해 15세 나이로 서울예술대학교(서울예대) 실용음악전공으로 조기 입학했다. 곽 양은 ‘제12회 한국음악대상’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하며 최연소 수상자 기록을 세웠다. 중·고교 교육과정을 검정고시로 마친 후 주변의 권유로 외국 유학 생활을 고려하다 서울예대 입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84.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울예대에 입학한 곽 양은 “K-컬쳐의 산실인 서울예대에서 열심히 연습하여 10년 뒤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동하는 재즈 분야의 대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유턴 입학도 다양한 유형을 보였다. 부산여자대학교(이하 부산여대) 동물보건과에 입학한 신수정(34세) 씨는 스무 살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반대학 공과계열에 입학해 졸업한 뒤 사회생활을 하던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기견 봉사 활동에 참여하다 새로운 적성을 찾아 부산여대 동물보건과에 유턴 입학을 결심하게 됐다. 신 씨는 “100세 시대에 맞게 나만의 일을 하기를 원했다”며 “동물보건사 자격증을 취득해 동물보호소, 구조센터, 동물재활센터 등에서 몸과 마음이 아픈 동물들을 돌보며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53세로 부산여대 문헌정보과에 입학한 이수연 씨는 평소 책을 좋아했지만,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행복한 노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입학에 마음을 먹었다. 이 씨는 “준사서 자격증을 취득한 후 평생교육사 자격증까지 도전해 책들을 소개하고 알려주는 사서로 일하는 것이 목표이자 꿈”이라고 전했다.
한 학교에 3대가 24학번이 된 사례도 나왔다. 그 주인공은 한림성심대학교(이하 한림성심대)에 입학한 전화자(63세) 씨, 조미연(40세) 씨, 정원민(19세) 씨 가족이다. 현재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는 전화자 씨는 더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이 대학 ACE인재융합학부에 진학했고, 딸 조미연 씨는 어머니인 전 씨의 도전에 감명받아 함께 지원했다. 손녀인 정원민 씨는 “함께 소통할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동기 가족이 있어 더욱 즐거운 대학 생활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남성희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전문대학에는 평생교육 차원에서 나이에 상관없이 제2의 인생 도전을 하고 또 본인이 원하는 전공을 찾아 유턴 입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우리가 집계한 유턴 입학자는 2023년 1706명으로 5년 전 1537명 대비 10% 이상 늘었다”며 “전문대학은 인생 이모작 차원의 평생교육을 학습하기 위해 진학하는 교육기관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