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무더웠던 2023년 여름. 교사들에게 그해 여름은 아프고도 참담한 계절로 남아있다. 동료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 부당한 처사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 후회와 미안함이 요동쳐 결국 학교를 떠나는 이도 생겼다.
23년 차 교사인 저자도 고백한다. 첫 교직 생활을 시작했던 시절과 비교하면 시대도, 교육 환경도 많이 변했다고. 주변 선생님들이 갑작스레 학교를 떠나가는 일들을 마주하면서 자신도 스스로 의지와 상관없이 학교를 떠날 일이 생길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서글퍼진다고. 마침내, 학교를 오랫동안 지켜온 평범한 현직 교사로서 학교에 대한 마음을 글로 풀어놓아야겠다고 마음먹는다.
“교실에서 함께 커나가는 아이들과 선생님들, 학부모님들의 진짜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서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혹은 몰랐던 점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우리 사이의 균열을 메우고, 더 단단한 신뢰의 싹으로 움트기를 바란다.”
학교의 주인공이자 어른들이 지켜줘야 할 아이들의 이야기와 함께 교사에게 더 큰 힘을 실어주던 학부모들과의 이야기, 누구도 다치지 않으면서 함께 성장하는 학교는 어떤 모습이라야 하는지를 담아낸다.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다. ‘학교는 모두에게 행복하고 안전한 곳이라야 한다’는 것. 학교에서 ‘배우는 아이들은 물론 가르치는 이들의 꿈도 함께 자라길’ 바라는 저자의 간절함이 곳곳에 배어난다. 정혜영 지음, 책소유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