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원 3단체의 대국민 사과

2005.03.10 13:36:00

한국교총, 전교조, 한교조 등 교원 3단체는 8일 최근 잇달아 터져 전체 교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 내신성적 조작 비리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그 동안 교원 3단체는 공교육내실화와 교육재정 확충을 위한 대정부 투쟁, 남북교육교류 사업, 일본의 역사왜곡 저지 활동 등에 힘을 모아 왔지만 이번처럼 대 국민 사과와 함께 자정 운동을 결의한 것은 처음이다. 그리고 교원 3단체가 정부의 일방적인 성적관리방안 발표에 앞서 스스로 실천 방안을 강구해 제안하고 이를 정부가 수용토록 한 것도 교원단체로서의 성숙한 자율역량을 보이는 한편 정책 실효성을 담보한다는 의미에서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교원 3단체가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 및 신뢰 회복을 위한 성적 관리 방안으로 제안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윤리강령의 제정·실천, 학업성적관리위원 선정방식 개선, 성적조작 등 비리를 저지른 교원의 경우 교원 자격 박탈, 단위학교 성적관리 표준 모형 공동 개발 등이다. 대부분의 교원들이 공감하는 사항으로 정부는 이를 적극 수용하고 교육현장에서는 실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따지고 보면 최근 드러난 성적조작 비리들이 극히 일부 학부모들의 무리한 청탁 압력에서 비롯된 공범행위이고 또한 극히 일부 교원이 저지른 행위라는 점에서 교원 3단체가 나서 전체 교원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매사 타인보다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도덕률을 적용하는 게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이러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우리 교육자의 사명이기도 하다.

지금 우리 사회는 자기 자신의 의무는 뒤로 한 채 권리만 요구하는 무책임한 풍조가 지나쳐 혼란스러운 지경이다. 교원 3단체의 이번 자정 결의를 계기로 권리 주장에 앞서 ‘내 탓이오’를 먼저 외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사회 전반에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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