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 여부, 청년 사회 관계에 영향

2026.07.07 11:42:10

국회미래연구원 보고서
참여에서 불리…고립으로 이어져
“경제 지원 넘어 공동체 인프라 다뤄야”

청년의 사회적 관계와 참여 기회가 학력, 출신지역, 계층에 따라 뚜렷하게 갈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청년 고립을 개인의 성향이나 세대 특성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교육·지역·계층 격차가 누적된 결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미래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국가미래전략 Insight 132호 ‘청년의 연결은 평등하지 않다: 한국 청년들의 사회관계와 참여 지형’에서 2025년 청년종합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 청년의 사회 연결성을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39세 청년 5185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보고서는 친구·지인 관계, 사회단체 참여, 일상 대면 관계, 온라인 관계, 친밀한 관계, 여가·문화 활동, 정치 참여 등 7개 영역 36개 지표를 통해 청년들이 사회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살폈다.

 

가장 두드러진 결과는 학력 격차였다. 보고서는 사회 연결성의 핵심 단층선이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보다 ‘4년제 대학을 졸업했는가’에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4년제 대학 졸업자들 사이에서는 대학 유형에 따른 차이가 크지 않았지만, 전문대 졸업자와 대학 미진학 청년은 사회관계와 참여 전반에서 불리했다.

 

실제로 대학 미진학 청년은 대학 진학 청년보다 평일 혼밥 비율이 4.3%p 높고, SNS 미사용 비율은 6.3%p 높았다. 여가활동 빈도는 29.2% 낮았으며, 투표 참여율도 8%p 낮았다. 사회단체 참여 강도 역시 전문대 졸업자와 대학 미진학 청년 모두 4년제 대학 졸업자보다 낮게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를 두고 대학이 단순히 학력 취득 공간을 넘어 성인기 초기 사회관계 형성의 핵심 장으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거나 전문대학을 거친 청년들이 교육 이후의 관계망과 사회참여 기회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지역 격차도 뚜렷했다. 지방 출신 청년은 서울·수도권 출신 청년에 비해 여가·문화 활동, 일상 대면 관계, 친밀한 관계 형성에서 낮은 연결성을 보였다. 지방 대도시 출신조차 서울 출신보다 여가활동 범위가 낮았고, 지방 소도시·농어촌 출신 청년의 친밀관계 경험 없음 비율은 서울 출신보다 10.5%p 높았다.

 

계층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상위 25% 계층 출신 청년은 하위 25% 계층 출신보다 사회단체 참여와 여가활동에서 유리했고, 친밀한 관계 형성에서도 격차가 나타났다. 성별 차이는 연결성의 양보다 유형에서 두드러졌다. 여성은 친밀관계에서는 남성보다 높았지만, 가족 외 타인과의 식사, 정치적 관심, 활동성 여가에서는 낮은 수준을 보였다.

 

보고서는 이러한 격차가 청년 정책의 대표성 문제와도 연결된다고 봤다. 사회적 관계와 참여 기회가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는 정책 담론에서 과대대표되는 반면, 대학 미진학 청년, 지방 거주 청년, 저소득층 출신 청년의 경험은 과소대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적 시사점도 적지 않다. 대학 진학 여부가 사회관계 형성 기회와 연결된다면, 고교 이후 청년 이행기에 대학 밖 청년과 전문대 졸업 청년을 위한 관계·참여 인프라를 별도로 구축할 필요가 있다. 진로·취업 지원뿐 아니라 동료 관계, 지역 활동, 문화·여가 참여, 시민 참여까지 포괄하는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청년 고립과 연결 불평등을 경제적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지역 문화·여가 인프라 확충, 청년 교류 공간 조성, 대학 미진학·전문대졸 청년의 사회참여 지원, 청년 사회 연결성 지표의 정책 평가 반영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최성수 연세대 교수는 보고서에서 “청년의 사회적 관계와 참여는 개인의 선택이나 세대적 특성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구조에 의해 체계적으로 형성되고 있다”며 “청년 정책은 소득·고용·주거 지원을 넘어 관계와 공동체의 인프라를 함께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백승호 기자 10004ok@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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