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내 정파적 갈등 우려된다

2026.07.21 16:53:51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 원칙안

교총 ‘신중 검토 촉구’ 의견서
정치적 중립성 명문화 필수
국민적·사회적 합의 선행돼야

한국교총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20일 발표한‘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 원칙(안)’에 대해 “많은 교육법령과 현실적 한계가 상충하는 상황에서 교실 내 극단적 진영 논리와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며 신중한 검토를 촉구했다. 교총은 21일 국교위에 제출한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 원칙(안)에 대한 한국교총 입장’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교총은 의견서에서 “학교시민교육 방향에 대한 국민과 교육계 내의 논의를 거쳐 그 기준을 마련하자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국가, 지방자치단체, 학교,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이 저마다 갖는 권리와 의무가 헌법을 근간으로 한 수많은 교육법령에 명시돼 있는 현실에서 이번 안은 선언적 의미에 머물러 법적·현실적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안이 벤치마킹한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협약에 대해서도 “50년 전 독일과 2026년 대한민국이 처한 상황은 엄연히 다르다”며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특정 정당이나 정파 지지 행위를 금지하는 명문화가 필수적이며, 정치적 중립에 대한 가치를 부정적으로 서술해 편향적 교육을 정당화하려는 흐름은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부 조항 중 제11조의 ‘반시민적 행위’라는 표현도 문제 삼았다. 교총은 편견과 혐오에 대한 문제 인식을 지적하는 내포된 의미에 공감하면서도 “학생 대상 규범을 표현하기에는 경계가 모호하고 학생에게 ‘반시민적 행위’라고 규정짓고 말하기에는 현재 교권이 무너진 상황에서 교사 개개인에게 민원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제13조에서 ‘학교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발생하는 시의성 있는 공적 사안들을 교육활동의 주제로 적극적으로 수용하여 다룬다’고 한 것에 대해 “학교를 정파적 갈등의 전쟁터로 만들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교총은 최근 ‘무섭노’라는 단어가 정치적 논란으로 번진 사건을 예로 들며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이 개개인의 입장이나 여론, 정치인의 의사 표현 등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런 사안까지 ‘시의성’을 명목으로 학교 교육에 전면 등장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교총은 최근 발생한 배재고 야구부 사태를 계기로 민주시민교육의 전면 확장을 주장하는 일부 의견에 대해서도 반대입장을 나타냈다. 학생들의 조롱·비하·혐오 표현 문제 원인에 대해 교육현장은 민주시민교육의 부재가 아닌 온라인 상의 만연한 혐오적 표현 일상화, 극단적 진영 논리를 일삼는 정치권의 언행, 대중매체와 자극적 알고리즘에 방치된 인터넷 환경 등으로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교원 대상 설문조사에서 학생의 부적절한 언행의 원인을 ‘역사, 민주주의 인권 관련 교육 부재’로 꼽은 교원은 4%에 불과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원칙안이 목적과 취지를 구현하고, 교사의 교육권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치편향적 교육을 방지하기 위한 내용의 명문화와 실천이 필요하다”며 “특히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교육이 특정 정당, 정치인,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나 반대를 목적으로 운영돼선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엄성용 기자 es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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