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참교육’에 많은 사람이 이 작품에 관심을 보인 것은 단순히 강한 훈육이나 응징 장면에 대한 호기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 이면에는 학교가 학생의 행동과 태도, 공동체 생활의 기준을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고민이 담겨 있다. 학교 교육을 둘러싼 기대와 현실 사이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교육은 학생이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우고, 자신 행동에 책임을 지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태도를 익혀 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참교육’이라는 말이 주는 통쾌함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가 교육을 통해 어떤 인간을 길러야 하는지에 대해 다시 묻는 일이다.
우리나라는 유아교육, 초·중등 의무교육, 고등학교 무상교육, 대학 재정지원, 청년층 취업 지원에 이르기까지 교육과 성장 과정 전반에 대한 국가책임을 꾸준히 확대해 왔다. 이는 개인의 배경과 여건에 따라 교육 기회가 달라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중요한 사회적 노력이다.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
다만 교육의 국가책임이 확대될수록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가 있다. 국가는 교육의 기회를 넓히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육이 지향해야 할 가치와 방향을 분명히 세워야 한다. 교육이 단순히 공적으로 제공되는 서비스로만 이해될 때, 학교는 요구를 처리하는 기관으로, 교사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으로, 학생과 학부모는 교육의 소비자로만 인식되기 쉽다. 그러나 교육은 상품의 거래가 아니라 다음 세대의 삶을 함께 세워 가는 사회적 과정이다.
과거에는 사회가 공유하는 목표와 규범이 비교적 분명했다. 정보의 양도 제한적이었고, 사회적 변화의 속도도 지금처럼 빠르지 않았다. 산업화 시기에는 ‘잘 살아야 한다’는 목표가 사회적 동력이 되었고, 학교 교육 역시 그러한 시대적 방향과 일정하게 연결돼 있었다. 물론 과거 방식이 모두 바람직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사회가 교육을 통해 무엇을 강조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방향은 비교적 분명했다.
오늘날의 상황은 다르다. 학생들은 학교 밖에서도 수많은 정보와 가치관을 접한다. 디지털 환경은 삶의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으며, 사회는 더 다양하고 복잡해졌다. 이러한 시대에는 규제와 통제만으로 학생의 행동을 지도하기 어렵다. 그래서 오히려 교육은 더 중요해진다. 학생들이 자유와 권리를 누리면서도 책임 있게 행동하고, 경쟁 속에서도 타인을 존중하며, 본인의 삶을 진지하게 대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교육과정의 역할도 중요하다. 교육과정은 단순히 교과 내용을 배열한 문서가 아니라, 한 사회가 다음 세대에게 무엇을 중요하게 가르칠 것인가를 담은 공적 약속이다. 교육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미래 역량, 디지털 소양, 시민성, 공동체 가치가 강조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그 의미가 충분히 구현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교육과정과 교과서가 학생들이 살아갈 현실의 문제, 공동체의 갈등, 디지털 사회의 책임, 노동과 삶의 태도를 더 깊이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사회적 합의 논의할 때
교육수요자와 교육공급자라는 구분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학생과 학부모의 요구는 중요하다. 학교와 교사 역시 그 요구를 존중하며 교육활동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교육의 방향이 요구와 민원, 만족도만으로 결정돼서는 안 된다.
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가 함께 세우고자 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차분한 논의다. 학생에게 무엇을 기대할 것인지, 교사는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학부모와 사회는 학교 교육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공통의 비전이 필요하다. 이러한 합의가 있을 때 교육의 국가책임도 분명한 방향을 가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