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린우리당 간의 당정 협의에서 교육용 전기료 인하폭을 16.2%로 확정한데 대해 현장 교원들은 일단 ‘인하 방침’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아직도 학교의 교육용 전기료 부담을 줄여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다.
김은식 충북 원봉중 교사는 “전기료가 일단 16.2%로 인하되기는 했지만 그동안 교총 등 교육계에서 교육용 전기요금을 32.4% 인하해 1㎾h 당 60원인 산업용 수준으로 낮춰줄 것을 요구한 것에 비하면 크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라며 “현재 원가 이하로 공급하고 있는 산업용 전기료를 ㎾h 당 1원만 올린다 해도 총 교육용 전기료는 40% 이상을 낮추는 엄청난 절감 효과가 있는데 산업자원부와 한전의 교육에 대한 애정 어린 배려가 아쉽다”고 말했다.
전기료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각 급 학교 교장들은 여름보다 겨울에 난방으로 인한 전기료 부담이 더 커져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료를 산업용 수준으로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학생들이 가장 오랜 시간 학교에서 생활하는 고교 교장들의 고민이 컸다.
연간 전기요금이 1억 3천여만 원에 달한다는 충남 북일고의 엄동일 교장은 “일반계 고교의 경우 초·중학교와는 달리 보충수업과 자율학습 시간까지 난방을 하기 때문에 전기료는 너무나 큰 부담이다”라며 “일단 인하되면 전보다 더 나아지긴 하겠지만 학교운영비도 어려운 상황에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산업용 수준으로 전기료를 인하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충북 충북고 박의상 교장도 “교장 입장에서 학생들이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게 해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해 안타까울 때가 많다”면서 “전기료부담은 공공요금에만 국한되지 않고 온수 사용 등 사소한 것부터 학생들의 교육활동에까지 영향을 미치므로 당연히 더 낮춰줘야 한다”고 했다. 충북고는 전기료가 공공요금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 도봉고의 한 교사는 “전기료 같은 문제는 당연히 국가나 교육청에서 부담을 해줘야하는 부분이라고 생각 한다. 그렇지만 전기료 부담 때문에 학교에서는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업들을 시작할 수도 없고, 기존 사업들만 꾸리고 있는 형편”이라며 “요즘 좋은 가정환경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학교는 그와 달리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추워 최소한의 환경도 맞춰주지 못한다. 그러면서 공부만 열심히 하라고는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더운 여름에는 에어컨을 틀지 않아도 선풍기 등으로 버틸 수 있지만 겨울 추위에는 장사가 없다”면서 “겨울이 여름보다 전기료가 더 많이 나오는데 16%는 겨울철 전기요금 증가분에도 못 미치는 수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