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 교장공모 확대는 안 된다.’ ‘교육감, 교육위원은 직선해야 한다.’ ‘학교현장의 이념교육, 편향교육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16대 국회의원 때부터 교육위원으로 활동해 온 권철현(60․부산 사상구) 의원이 국회 교육위원장으로 컴백했다. 3선 의원으로서의 경륜과 6년간 교육위원으로 활동해 온 이력이 말해주듯 권 의원은 준비된 위원장으로서 거침없는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산적한 교육현안을 보면 교육위원장이라는 자리가 어깨를 짓누를 만큼 부담스럽다”는 그. 후반기 국회 교육위를 이끌 권 의원을 만났다.
-교육위원장으로 컴백하셨다.
“실타래처럼 얽힌 여러 핵심 교육법안들을 보면 기쁨보다 부담감이 크다. 내년 대선까지 연계되지 않도록 그 전에 마무리 짓겠다. 당은 당대로, 의원은 의원대로 설득해 나가겠다.”
-2004년 국감 때 한국근현대사 좌편향 논란을 불러일으켜 파란이 일었었다. 최근에도 편향교육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데.
“우리 현대사를 부정하고 부끄럽게 여기는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이 앞으로 만들어 갈 나라의 모습은 어떨까 생각하면 심히 우려스럽다. 다행히 이를 바로잡기 위한 학계의 연구와 고언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수많은 좌편향 참고서다. 선택사항이라는 미명하에 아무런 여과 없이 허용되는 건 문제다. 민관학이 함께 하는 여과장치가 꼭 마련돼야 한다.”
-6월 임시국회에서 사학법 재개정 전망은.
“‘등’자 하나 넣나 안 넣나가 핵심이다. 간단한 문제 같지만 여당은 그들이 내건 4대 개혁법안 중 유일하게 관철시킨 사학법마저 바꾸면 정권의 정당성, 존재가치가 상실된다고 판단하고 있어 쉽게 풀리지는 않을 것이다. 교육위나 교육위원 몇몇이 해결할 수준의 문제가 이젠 아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법안들을 패키지로 처리하는 과정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도 있다. 물론 이번 임시국회에서의 재개정은 무리고 정기국회로 넘어갈 것이다. 교육위는 6월 국회에서 수능부정자 처리를 담은 고등교육법 개정안과 교육부에 복수차관을 두는 인적자원개발기본법 정도를 통과시킬 예정이다.”
-청와대, 혁신위가 추진 중인 무자격 교장공모제 도입이 논란 중인데.
“이상이 현실에 맞지 않으면 손질하고 바꿔내야 한다. 교장직을 개방하는 것이 타당성이 있다해도 이 부분에 대해 국민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또 후유증이 더 크다면 대폭 개방해선 안 된다. 교장을 학운위가 선출하고 그 교장이 부교장을 추천한다면 교육계는 과열 선거열풍에 휩쓸리며 큰 낭패를 볼 것이다. 기존 자격증자나 자격 획득을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인 교사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시도교육위를 시도의회에 통합하고 교육감․교육위원을 직선하는 내용 등의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도 논란이다.
“통합을 주장하는 행정학자들과 분리를 주장하는 교육계가 대립되고 있다. 통합론이 조금 우세한데 현재로서는 무엇이 옳다고 말하지 않겠다. 다만 교육감, 교육위원 선거는 직선으로 치룰 수 있도록 법안을 개정,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교육위 구성 정수를 보니 한나라당이 1명 줄고 우리당이 1명 늘었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이는 지도부의 실수요, 현 교육위원들의 인식 부족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상반기 우리당, 한나라당 정수가 9대 8로 시작했다가 복기왕 의원의 의원직 박탈로 8대 8이 됐을 뿐이다. 하반기에도 9대 8이 돼야 맞다. 한나라당은 7․26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인사 중 1명을 교육위에 배치할 계획이지만 이는 우리당과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 오히려 지금 우리당은 한나라당 정수가 1명 준 만큼 3대 3인 법안심사소위 위원 수도 조정해 3대 2대 1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어서 위기다. 잘 대처해야 한다.”
-교육재정 확충에 교육위의 역할도 중요한데.
“재정 부족으로 중단되는 교육사업이 많다. 특단의 재정확충 방안이 필요하다. 세수 부족이 문제인데 결국 세목을 조정해 교육세수를 증대시킬 필요가 있다. 아울러 시도지자체의 역할도 키워야 한다. 지역 그룹들도 그들의 이익을 교육에 투자하려는 욕구가 있는데 이를 잘 엮어내야 한다. 또 국가 재정구조도 효율화 해 낭비요소를 줄이고 이를 교육에 투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문화, 과학기술이 국가의 생존 조건이며 이는 창의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창의력은 교육혁명을 통한 인재양성이 관건이다. 여기에 투자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대통령은 반드시 교육대통령이어야 한다.”
-위원장으로서 향후 상임위 운영 원칙이 있다면.
“화이부동(和而不同)을 마음에 간직하겠다. 교육에 여야가 따로 없는 것이다. 시각차가 있고 갈등도 있겠지만 상호 신뢰를 쌓고 충분히 대화한다면 생산적인 상임위가 될 것이다. 여야 의원이 함께 여행을 다녔으면 한다.”
▲약력
도시행정을 전공한 학자이자 시민운동가 출신의 3선 의원. 부산 출생(47년). 영남고, 연세대 정외과. 동아대 교수협의회장, 흥사단 부산지부장 등을 거쳐 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 의원으로 정계에 입문. 한나라당 대변인, 기획위원장 역임. 2002년 대선 이회창 후보 비서실장. 부인 김경자 씨와 3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