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공모제 강행 시 부장직 사퇴"

2006.07.20 10:50:00

19일 서울지역 부장교사들 결의…“학운위에 줄 서 교장 된다니”

“학교를 선거판으로 만들고 교직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교장공모제를 강행한다면 부장직 사퇴는 물론,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

정치권과 교육혁신위원회가 추진하는 교장공모제를 저지하기 위한 서울지역 부장교사 대회가 19일 오후 6시부터 서울 우면동 교총회관 대강당에서 열렸다. 수업을 마치고 삼삼오오 모여든 500여 명의 부장교사들은 교장공모제를 저지하기 위한 결의문을 채택한 후, 앞으로의 투쟁을 지속적으로 이끌기 위한 회장단 선출 등 조직을 구성키로 합의했다. 실질적으로 학교를 이끌어가는 주역이며 교장임용제도 변화의 직접 당사자인 부장교사들이 처음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이날 대회는 의미 있다는 지적이다.

부장교사들은 “교육혁신위원회가 교원들의 신분과 직결되는 인사․승진제도를 시한을 정해놓고 졸속적,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교육계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교육력을 제고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하라”고 결의문서 촉구했다.

이들은 또 “참여정부가 3년간의 실정으로도 모자라 다시금 특정집단에 경도된 교육정책을 일삼는다면, 우리는 더 이상 참지 않고 몸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결의했다.

자유토론서 최호선 부장교사(송파초)는 “30년간 교직에 근무하면서 요즘처럼 찹찹하고 회의가 드는 것은 처음”이라며 “초빙교장제도 옆에서 지켜보면 문제점이 많은데, 자격도 없는 공모교장이 과연 학교교육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을까 걱정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도 부장직을 맡기려면 뒷전으로 물러나는 현실인데, 과연 교감직을 폐지하고 승진 길을 막아버린다면 어느 누가 부장으로 나서 혼신의 힘을 다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승만 부장교사(은평중)는 “이 정부는 경제는 살릴 생각은 않고 잘 돌아가는 학교에 초를 쳐서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며 “결단코 교장공모제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의문을 낭독한 박형봉 교사(반포고)는 “나는 교감, 교장 승진에는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서도, 지금 논의되는 교장공모제는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회사를 통해 윤종건 교총회장은 “교장공모제는 무자격자를 교장으로 임용하는 방안이 들어있어 엄청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부장선생님들이 앞장서 교장공모제를 저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원희 교총 수석부회장은 “길거리 투쟁만 하다가 교장공모제로 한건하려는 사람들이 국민들을 현혹하고 있다”며 “부장선생님들이 결사체를 만들어 여의도, 청와대로 가야한다”고 주장했다.

홍태식 서울교총회장은 “교장공모제와 교감직 폐지안은 무질서한 참여정부 교육정책의 하
나”라며 “왜곡된 교육현장을 바로 잡는 첨병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배종학 초중고교장협의회장은 “몇년 후 교장 되려면 학교운영위원들에게 줄 잘 서야할 것”이라며 “30년 동안 열심히 교직생활한 후에 단지 줄 잘서는 사람한테 교장직을 빼앗겼을 때의 박탈감이 어떻겠나”고 반문했다.

김문수 한국초등교감행정연구회장은 “한국교총이 교장공모제 막아 주겠지라고 기대지 말고, 부장선생님들이 파수꾼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정종찬 chan@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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