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10명 중 6명 직업병 경험해

2009.05.15 22:57:32

교총 설문조사, 성대결절 가장 많아
55% “최근 교직만족도 떨어졌다”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되새기고 그 은혜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된 스승의 날을 맞이한 교원들이지만, 10명 중 6명은 교사직업병을 앓거나 경험했고, 부정적 언론보도 및 사회적 비난 여론 등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최근 교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은 14일 제28회 스승의 날 및 제58회 교육주간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현장 교원들의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각급 교사 및 교장·교감으로 구성된 설문조사단 ‘교육나침반’ 628명이 참여했으며, 11~13일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번 설문조사는 95% 신뢰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422명(67.2%)가 교사직업병을 앓고 있거나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

가장 많은 증상은 성대결절(34.4%)이었으며, 이밖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한 탈모(15.3%), 오래 서서 수업을 진행하다 생기는 하지정맥류(7.3%), 기타 질병 및 무지외반증(엄지발가락이 변형되는 증상) 등을 앓고 있었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지난 2006년 교총과 교육부가 하지정맥류 등 교사직업병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키로 합의했지만, 관련부처들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교직의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직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348명(55.42%)이 최근 1~2년간 교직에 대한 만족도 및 사기가 떨어졌다고 대답했다. 전반적인 만족도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약 90%) 학교현장의 분위기가 그리 밝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만족도가 낮아진 이유는 ‘학부모·학생에 대한 권위 상실’이 66.4%로 가장 많았으며, ‘가르치는 보람이 떨어져서’(13.2%), ‘보수·후생복지 수준이 낮아서’(7.6%) 등이 뒤를 이었다.

교원이 받는 스트레스 원인으로는 ‘교직에 대한 사회적 비난 여론’(25.3%)에 이어 ‘과중한 수업부담과 잡무’(23.7%), ‘학부모의 교사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15.5%), ‘학생의 교과·생활지도의 어려움’(15.0%)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김 대변인은 “설문 결과 과반수의 교원이 전직(轉職)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대답하는 등 선생님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특히 부정적인 언론보도나 사회적 비난 여론 등을 자제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생님에 대한 존중의식이 확산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원들은 또 학교교육에 있어 학부모와 학생의 이기심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학교교육에 있어 학부모의 가장 큰 문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 51.3%는 ‘내 자녀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교육관’이라고 대답했으며, ‘학생들의 이기적인 행동과 과도한 경쟁심리’(46.0%)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반면 교원 스스로도 ‘사회와 학생들의 변화에 대한 이해 부족’(40.1%) ‘인성 및 생활지도 등 학생지도 능력 부족’(25.2%), ‘교원의 직업관과 윤리의식 부족’(23.9%), ‘권위주의적인 태도’(5.4%) 등의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학원의 심야교습에 대해서도 조사됐다. 응답자 중 78.2%는 학원의 심야교습(오후 10시까지)을 금지해야 한다고 해 반대(16.2%)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았다.

김 대변인은 “교원들은 교육정책의 안정성·일관성 부족이 학교교육의 역할과 기능을 해치는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며 “정부는 교육현장을 책임지고 있는 교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엄성용 esy@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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