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교과부가 발표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도’가 학생들에게 당장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행 ‘정부 보증 학자금 대출제’와 비교했을 때 부분적 개선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총·한국YMCA전국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 사회단체는 19일 공동 성명을 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들 단체는 우선 기초생활수급권자에 대해서 등록금 실비의 무상장학금을 지원하고, 소득규모에 따른 차등이자제도는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도입되는 상환제도는 재학 중 이자를 내지 않고, 취업 후 소득이 생기면 수년간 나눠 갚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재학 중 이자 부담이 줄고, 무조건 상환의무에 따른 신용불량자 양산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학자금 무상지원 및 무이자 대출이 없어서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교총 등은 “소득이 발생하더라도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소한의 자구책 강구도 어려운 기초생활수급권자에 대한 지원은 진정한 형평성을 달성하기 위한 사회적 안전망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환금이 최초원금과 거치기간 중 이자(변동금리)로 적용돼 향후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제시된 것도 문제라는 의견이다. 구직활동기간이 늘어나게 되면 소득기간 및 소득액이 상대적으로 줄고,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득 발생으로 상환이 시작될 때, 상환원금 중 거치기간 중의 이자액에 대해서는 소득발생시점의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총 등은 “거치 기간 중 모든 계층에 일률적으로 무이자, 또는 저리이자로 대출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도덕적 해이에 따른 등록금 전용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실질적인 대학 등록금 부담 경감방안이 될 것”이라며 “실질적 이자지원 대책이 없다면, 현제도보다 퇴보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고 밝혔다.
교총 등은 또 상환제도가 C학점 이상의 학생들에게만 자격이 주어진 것에 대해 “대출대상의 학점 제한을 폐지하라”고 요구하고 “출결상황이나 학생에 대한 정성적 평가를 통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학자금 대출이 절실한 저소득층의 경우 가족 생계까지 책임지는 경우가 많아 낮은 성적을 받게 되면 학자금 대출제의 혜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이유다.
이와 함께 “고액 대학등록금 인하를 위해 정부 및 대학이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고등교육에 대한 국가재원을 OECD 수준(내국세 총액의 8% 정도)으로 확보해 등록금 이외의 재원을 투자하고, 대학도 등록금의 합리적 책정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는 등 등록금 인하를 위한 자율적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교과부는 내년 시행을 위해 총 1조672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 연말까지 관련 법 제·개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학과 등록금 인상 억제, 장학금 확대, 취업률 제고 등을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대출 기준에 성적이 명시된 점을 감안해 엄격한 학사관리가 이뤄지게 하는 등 제도를 운영하면서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