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총이 매년 5월 15일 주최하는 스승의 날 기념식을 올해는 갖지 않겠다고 3일 선언했다. 1982년 스승의 날이 법제화 된 이후 29년만에 처음이며, 역대 어느 정부에서도 없었던 초유의 일이다.
기념식 없는 스승의 날에 대해 교총은 “교육비리가 회자되는 상황에서 무슨 낯으로 제자들의 ‘스승의 은혜’를 듣겠느냐는 자성의 의미와 정부, 정치권의 무분별한 교원정책에 들끓는 敎心이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리수사를 이유로 무려 8년간의 초등교장 명단과 3년간의 해외여행 교원 명단을 요구하는 등 교육계를 비리집단화 하고, 이에 편승해 교장공모제, 교원단체 명단공개가 계속 강행되는 데 대한 무언의 항의와 개선을 촉구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미 교총은 4월 9일 열린 제92회 대의원회에서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스승의 날 기념식을 갖지 말자”고 결의한 바 있으며 26일에는 교과부에 ‘스승의 날 공동개최 건의 철회’ 공문을 보냈다.
또 교총은 이번 기회를 통해 지난 28년간 스승의 날 기념식을 교원단체에 전가해 온 정부의 낮은 인식수준을 상기시킨다는 계획이다. 교총은 “국군의 날, 경찰의 날, 소방의 날 등 기념일은 관련 부처가 중심이 돼 개최되고 있지만 같은 정부기념일인 스승의 날 기념식은 매년 교총이 정부에 공동개최를 건의하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는 형태로 진행돼 왔다”며 “주객이 전도된 일이며 정부 스스로 스승 존경 풍토조성을 저버리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교총은 “15일 전체 교육자는 기념식 없이 묵묵히 학교현장을 지키면서 붉은 카네이션의 의미와 교육자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길 것”이라며 “정부, 정치권도 붉은 카네이션이 검은 카네이션이 되지 않도록 합리적이고 수긍할 만한 교육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밝혔다.
스승의 날 기념식은 1998년부터 정부와 교원단체가 별도로 개최해왔으며 2006년과 2008년, 2009년에는 공동개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