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교장이 되기를 기피하는 외국과는 달리 왜 우리나라 교사들은 왜 교장 승진을 열망할까? 교사들이 경쟁이 치열한 교장 승진을 원하는 이유는 리더십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경력 및 전문성을 개발하려는 내재요인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교장직으로 인한 경제적 보상이나 지위상승, 사회적 명예 등 외재요인 때문에 승진 준비를 하지는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외국의 경우 외재요인이 교장직 선택의 주요 이유가 되는 것과는 상반되는 결과여서 주목된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담긴 김미정(34·
사진) 대전 금동초 교사의 박사학위 논문 ‘교장직 선택 요인이 승진 열망 및 승진관리에 미치는 영향’이 화제다. 이 논문은 전국 공립 초·중·고 교사의 0.5%인 총 1670명을 대상으로 교장직 선택의 외재요인, 내재요인을 분석하고 승진열망과 승진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다. 대부분의 연구가 ‘교장승진제도’에 초점을 맞춘 것과는 달리 교사들의 교장직 선택에 대한 의식구조를 밝혔다. 김 교사에게 논문에 대해 들어봤다.
- 왜 이번 연구를 준비하게 됐나.
“우리나라 교장직은 ‘교직의 꽃’으로 불릴 만큼 교사들의 선망의 대상인데 수요가 제한돼 있어 경쟁이 치열합니다. 이로 인해 외국과 달리 교장 부족 문제는 거의 없죠. 현장교사로서 왜 많은 교사들이 교장이 되고 싶어 하는지 궁금해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 연구 내용 중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교장직을 희망하는 데 영향을 미치는 선택 요인은 외재요인(경제적 보상, 근무여건, 이차적 혜택, 조직구조 및 권한)과 내재요인(개인적·전문적 성장, 존경과 지지, 학교변화 및 영향력)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재요인의 승진열망에 대한 영향은 경로계수 0.213(t=7.437), 내재요인의 승진열망에 대한 영향은 경로계수 0.359(t=14.123)로 연구 결과 교장직의 내재요인이 승진열망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사들이 교장이 되기 위해 승진 점수를 확보하고 오랜 기간 노력하는 이유가 리더십과 영향력을 발휘하고 경력 및 전문성을 개발하려는 내재요인에 있음을 연구를 통해 밝힐 수 있었습니다. 특이할만한 점은, 교장직 외재요인에서 경제적 보상이나 이차적 혜택은 오히려 승진관리로의 영향력을 감소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는 교장직의 물질적인 면 때문에 교사들이 교장 승진을 준비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 연구를 마치면서 제언하고 싶은 것은.
“현재 교원승진 및 자격체제는 교장을 정점으로 하기 때문에 교사들의 경력개발이 결국 교장 승진으로 실현되는 구조입니다. 어찌 보면 교사들이 승진과열경쟁은 이러한 구조 속에서 당연히 빚어지게 되는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교장승진 외에도 전체 교사의 능력 개발, 경력 발달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과 행·재정적 지원이 이루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