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회 스승의 날을 맞아 선생님을 다시 생각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가는 의미 있는 행사들이 열렸다. 예비교원들의 은사를 모셔 교직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고 사제 간의 정을 나누는가 하면 전교생 50명의 시골 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KBS ‘전국노래자랑’에 출전해 인기상을 받아 지역 전체가 기쁨으로 들썩였다.
◇ 교원대 ‘자랑스러운 은사’ 초청 행사 = 한국교원대학교는 13일 스승의 날 기념으로 교원문화회관에서 예비교원 9명의 자랑스러운 은사를 초청 사제 간의 정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소개된 은사들과의 사연도 각양각색. 체육교육과 전지나 학생은 교사라는 진로를 결정하는데 확신을 심어준 권태원 인천가좌고 교사를, 환경교육과 정소라 학생은 밤낮으로 수업을 위해 연구하던 열정 가득한 수학선생님, 김대식 경기 하남고 교사를 초청했다. 국어교육과 최소녀 학생은 힘든 고교시절 진심 어린 조언으로 자신을 믿고 격려해준 김향련 거제 중앙고 교사를 소개했다. 기술교육과 전호걸 학생은 교사의 꿈을 가졌지만 실력이 부족해 3수 끝에 교원대에 진학하도록 이끌어 준 박수웅 부산 동인고 교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제자의 마음을 받은 박수웅 교사는 “교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성공한 자랑스러운 제자”라며 “꿈을 이뤄나가는 모습만으로도 대견한데 이렇게 감사한 마음을 전하니 교사로서 너무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 김해 생림초 ‘사제지간 KBS 전국 노래자랑’ 인기상 수상 = 전교생이 50명인 시골의 작은 학교 김해 생림초(교장 정상률)는 스승의 날 기념으로 열린(15일 방송) ‘사제지간 KBS 전국 노래자랑’에 출전, 인기상을 수상해 인근 생림면 전체가 기뻐하고 있다.
인기상의 주인공 문대인, 전병훈, 하호용, 김효정 교사 4명과 10명(1~6학년)의 학생으로 구성된 팀은 본선 진출을 위해 한 달 동안 방과 후에 함께 연습을 해왔다.
소규모 학교인데다 조손·결손 가정이 유난히 많아 ‘노래하는 학교’ 활성화에 힘을 쏟아온 생림초는 노래자랑 출전을 위해 학교 자체 예심까지 벌이는 등 또 하나의 학교 축제로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문대인 교사는 “소극적이었던 시골 아이들이 인기상을 받은 후 너무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함께 준비하고 연습해온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졌다”면서 “학생, 교사들 뿐 아니라 학교, 지역 전체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 제자에 장학금, 학부모에게 ‘장한 부모님상’ 주는 춘천 성수여고 교사들 = 2006년부터 매년 스승의 날 마다 교사들이 월급을 쪼개 모은 600여 만 원으로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해온 온 것으로 유명한 강원 춘천성수여고 교사들이 이번에는 제자 장학금과 함께 학교의 훌륭한 학부모에게 ‘장한 부모님상’을 주기로 해 훈훈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다.
13일 상을 받은 경왕현(51), 김순화(44)씨 부부는 어려운 형편에도 고등학생 두 딸과 함께 두 아들을 입양해 키우고 있다. 2007년 입양해 건강하던 규진이(5)가 자폐와 함께 신경섬유종이라는 희귀병 판정을 받고 시력까지 잃었다. 규진이를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치료해온 부부는 규진이의 입양으로 인생의 참뜻을 깨달았다며 2008년에는 막내 슬찬(4)이까지 공개 입양해 감동을 주고 있다.
백춘길 교장은 “교사들이 매년 월급을 쪼개 모은 장학금에 감동받아 학생들이 동전을 모아 매년 불우이웃을 돕고 있고 또 여기에 감동받은 학부모, 지역사회 인사들의 장학금 행렬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이번 ‘자랑스러운 학부모상’ 선정으로 또 한 번 학교 구성원 모두가 감동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