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학년제 체험인프라 마련이 관건”

2013.09.12 21:30:04

서울시교육청 권역별 토론회



진로수행평가·기말고사 학생 부담 커

학생들의 꿈과 끼를 찾기 위한 서울시교육청의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이하 집중학년제)’와 교육부의 ‘자유학기제’의 발전방안을 찾는 토론회가 9~12일까지 서울시내 4개 권역별로 열렸다. 참석자들은 너무 빠른 정책 추진과 평가부담, 진로체험 인프라 부족 등을 집중 지적했다.

10일 서울 강동교육지원청에서 열린 권역별 토론회에서 토론자로 나선 이태행 방배중 교감은 정책 추진의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감은 “집중학년제와 자유학기제 모두 필수적으로 직업체험을 해야 하지만 연구학교 수요도 직업체험 기관이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전면 실시 시점을 조절하지 않으면 제도 시행 자체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학년제 정책연구를 진행해온 어윤경 공주교대 교수가 주제 발표한 학생․학부모․교사 요구조사 문항별 분석 결과 및 기타 의견에서도 ‘직업체험 장소 확보 및 발굴’, ‘연구학교 운영 1년이 아니라 2년 정도 필요’ 등의 교사 의견이 제시됐다.

중간고사 대신 받는 진로수행평가와 기말고사 부담에 대한 걱정도 잇따랐다. 이민주 강일중 학생도 “집중학년제를 통해 막연하게 갖고 있던 외교관에 대한 꿈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게 됐다”고 평가하면서도 단점으로 수행평가를 꼽았다. 이 양은 “가장 싫었던 것은 수행평가와 모둠별 과제”라며 “1~2명만 열심히 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아무것도 안한 채 좋은 점수를 받아 억울했다”고 평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영선 강일중 학부모도 “중간고사 없이 기말고사에 10과목 시험을 보니 아이가 너무 힘들어 했다”며 “수행평가도 너무 진로에만 치중돼 있어 문제”고 지적했다.

두 제도가 추구하는 진로탐색을 통한 ‘꿈과 끼를 살리는 행복교육’이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도 필요하다고 했다. 홍원표 연세대 교육학과 교수는 “진로탐색이 너무 좁은 의미로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닌지 불안감이 있다”며 “진로교육의 의미를 자기 이해나 인성 발달까지 포함할 수 있도록 좀 더 포괄적인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미석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연구원은 “집중학년제와 자유학기제로 진로교육을 너무 많이 다루면서 학생들이 진로교육에 대해 번아웃(burnout)될까 우려스럽다”며 “하반기에는 중간점검을 통해 과한 부분들이 있다면 어떻게 덜어낼지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광하 서울시교육청 교육과정정책과장은 “자유학기제와 중1 진로탐색 집중학년제의 기본 뿌리․철학은 같지만 방법상의 차이가 있다”며 “여러 의견을 수렴해 연계방안을 마련, 단계적으로 현장에 적용해 2016년에는 전체 학교에 전면 확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상미 smlee24@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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