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려 쓸 우리말>③‘천정부지로’는 ‘다락같이’로, ‘메모’는 ‘적바림’으로

2014.03.20 17:49:08

요즘처럼 물가가 하루가 다르게 오를 때는 ‘물가가 천정부지로 오른다’고 한다.

(1) 천정부지:‘천장을 알지 못한다’는 뜻으로, 물가 따위가 한없이 오르기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예)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 
                           여태 천정부지로 뛰던 아파트값이 폭락해 버렸다.

위에 쓰인 ‘천정부지로’를 ‘하늘 높은 줄 모르게’로 바꿔 쓸 수도 있지만 ‘다락같이’로도 쓸 수 있다.

(2) 다락같다: 물건 값이 매우 비싸다.
                     예) 요즘은 하루하루 물가가 오르는 것이 다락같아 살 수가 없다.



이 말은 ‘주로 부엌 위에 이층처럼 만들어서 물건을 넣어 두는 곳’을 가리키는 ‘다락’이라는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다락같다’라는 말은 물건 값이 비쌀 때만 쓰는 것이 아니고, 다음과 같이 ‘다락같이’의 형태로 성질이나 추위의 정도를 나타낼 때도 쓸 수 있다.

(3) 다락같이:
① 하루가 다르게 물가가 다락같이 뛰고 있다.
② 그 손님은 입맛이 다락같이 까다로운 사람이다.
    날씨가 다락같이 추워지니까 손님도 없다.

물가가 다락같이 오를 때는 과소비, 즉 지나친 씀씀이를 줄이고 충동구매를 하지 말아야 한다. 지름신이 강림하지 않고 계획성 있게 소비하고 구매하려면 ‘메모’하는 습성을 들이는 것이 좋다.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메모’해 두었다가 필요한 물건만 사는 것이다. 이 ‘메모’라는 말은 우리말로 대체할 수는 없을까? ‘쪽지 기록’으로 순화하기도 했지만, 메모를 대신할 우리말에 ‘적바림’이라는 말이 있다.

(4) 적바림[-빠-]: 나중에 참고하기 위해 글로 간단히 적어 둠. 또는 그런 기록

물가가 ‘다락같이’ 오르는 시기에 시장에 갈 때는 ‘적바림해’ 뒀다가 가는 것이 좋다. 특히 ‘적바림하는’ 습관은 중요한 일을 잊지 않고 챙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격 수양에도 좋다고 하니 ‘적바림하는’ 좋은 습관을 지금부터라도 들여 보시는 건 어떨까.
김형배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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