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과 같은 공통시험 없어
수행평가, 수업참여도 중요
캐나다 대학입시의 특징은 일단 한국의 수능이나 미국의 SAT와 같은 공통적 시험제도 없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고교성적 특히 12학년 졸업반 성적이 대학입학을 좌우한다.
고교성적도 정기고사 점수뿐만 아니라 과제에 따른 수행평가와 매일의 수업참여도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그냥 시험만 잘 봤다고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험이나 숙제도 장문의 에세이나 발표 위주라 담당교사의 평가에 따라 의외의 점수를 받을 수도 있다.
한 마디로 학교나 교사가 원하는 모범생이 되지 않으면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려운 구조다. 그렇다 보니 학교생활 자체가 그리 만만한 것은 아니다. 더욱이 수능, SAT와 같은 공통시험제도가 없으니 학교성적에 더해 스포츠, 음악, 봉사활동 등 교과 외 활동이 대학진학에 크게 작용하기도 한다.
지난달 29일 캐나다 대학 입학 가이드로 명성이 높은 주간지 매클린스가 이런 고교졸업반 성적등을 기준으로 대학순위(Maclean’s University Rankings)를 발표했다. 매클린스는 캐나다 대학 입학 가이드로 명성이 높은 언론사로 매년 분야별 대학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매클린스 대학 순위에서 가장 눈여겨볼 대목은 2014학년도 신입생의 12학년 고교졸업반 성적이다. 금년에 나온 2014년도 신입생 성적 순위를 보면 몬트리올에 소재한 전통의 명문대 맥길(McGill)대가 90점으로 1등이었다. 온타리오 주 런던의 웨스턴(Western)대(89.3점), 그 라이벌인 킹스턴의 퀸즈(Queen’s)대(88.9점)가 뒤를 이었다. 공동 4위는 88.7점을 기록한 브리티쉬콜롬비아대(UBC)와 이공계 명문 워털루(Waterloo)대다. 토론토의 대표대학 토론토대는 85.5점으로 신입생 평균점수가 조금 처진다.
주관식 위주 시험에서 90점을 받는다는 게 절대 쉬운 게 아닌데 주요대학 신입생의 평균점수가 90점에 육박하니 95점 이상 최우등생도 적지 않다. 이공계 학생들이 선호하는 워털루대는 신입생의 13.9%가 95점 이상이다. 이어 UBC가 10.5%, 퀸즈대 9.7%, 맥길대 9.3%, 웨스턴대 7.3%, 토론토대가 6.7%이다.
그 외 사회의 여론주도층이 인식하는 전반적 학교의 명성순위에서는 워털루대가 1위를 했다. UBC, 토론토대, 맥길대, 앨버타대가 뒤를 이었다. <그래픽 참조>
교육이 연방정부가 아닌 주정부 소관인데다 주립대 일색이어서인지 주 인구나 학생 수가 적은 소규모 대학을 제외하곤 다른 주 출신 학생의 비율은 그다지 높지 않다. 주요 대학 중에선 불어권 퀘벡에서 영어로 수업하는 맥길대는 33%로 단연 높고 UBC와 퀸즈대도 각각 20%, 18.3%로 다른 주 출신이 많은 편이다. 그러나 토론토대 10.9%, 웨스턴대 8.7%, 워털루대 등은 5.9%에 불과하다.
외국유학생의 경우, 맥길대와 UBC가 25.2%, 24%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캐나다 대표대학 명성에 걸맞게 토론토대와 워털루대가 각각 18.7%, 13.1%다. 지난 몇 년에 걸쳐 유학생 유치에 여념이 없던 웨스턴대도 11%로 두 자리 수를 기록했으나 퀸즈대의 경우 2.8%에 그쳤다.
학부신입생과 달리 대학원의 경우, 전반적으로 유학생 비율이 높은데 리자이나대(서스캐처원 주)는 51.6%로 유학생 비율이 더 높고 온타리오 주의 윈저대, 브록대도 각각 49.7%, 47%에 달한다. 주요 대학도 워털루대 38%, UBC 34%, 맥길대 31.6%, 웨스턴대 20.7%, 토론토대 16.0% 등 전반적으로 외국 유학생 비율이 높다.
캐나다 내의 교민들에게는 여전히 “캐나다 대학입학은 쉬워도 졸업은 어렵다”, “2학년 올라올 때보면 거의 절반이 사라진다”는 등의 표현이 전설처럼 회자되고 있다. 그러나 2학년 진급률을 보면 주요 대학은 다들 90%가 넘고 조사대상 대학 중 가장 낮은 곳도 70%에 달하니 1년 뒤 대거 중도탈락한다는 얘기는 엄살에 가까워 보인다. 금년 자료를 봐도 2학년 진급률이 가장 높은 퀸즈대가 94.6%였고 뒤를 이어 웨스턴대 93.2%, 워털루대 91.9%, 맥길대 91.7%, 토론토대 91.2%이다. UBC만 88.2%로 조금 처질 뿐이다.
졸업률은 입학 후 7년 내 졸업하는 비율을 말해 약간 시차가 있긴 하나 가장 높은 것은 퀸즈대(88.9%)다. 맥길대 85%, 웨스턴대 84%, 토론토대 83.2%, UBC 80.6% 등이 80%가 넘고 워털루대는 76.8%로 조금 낮은 편이다. 조사대상 대학 중 7년 내 졸업률이 채 50%도 안 되는 학교도 두 곳이나 있었으니 한국에 비해 졸업이 쉽지 않다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