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 성과, 評價해서는 안 돼"

2015.05.22 15:24:58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주역
정의화 국회의장 특별인터뷰



교권 추락 현실 안타깝지만, 교사는 하늘이 내리는 직업
용기·자긍심 갖고 교단 지켜야… 국회도 적극 돕겠다

인성재단법은 지속적인 범국민 인성운동 기반 될 것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인성 함양 노력해야 우리 사회 변해


신경외과 전문의 출신 국회의원, 영호남 화합 전도사, 부드러움과 강단을 동시에 지닌 정치인…. 정의화 국회의장을 수식하는 말이다. 발군의 정치 리더십과 능력으로 국회의장 자리에 오른 그가 최근 가장 집중하고 있는 건 ‘인성교육’이다. 물질주의, 이기주의 팽배로 인한 사회 병리현상이 심각해지는 걸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2월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을 창립한 데 이어 인성교육진흥법안과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을 대표 발의한 것은 인성교육 강화에 대한 의지 표현이다. 20일 국회의장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정 의장은 오는 7월 21일부터 시행되는 인성교육진흥법에 대해 "인성교육이 교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국회는 현장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것"고 강조했다.

-교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우리나라 교원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외에 상당히 많은 업무를 맡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인성교육까지 법으로 명시한다고 하니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다른 교과목처럼 성취도를 평가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부담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인성교육의 성과는 절대 평가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다. 인성교육의 결과는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는다. 인성교육진흥법의 취지는 인성교육을 체계적으로, 종합적으로 하자는 데 있다. 법으로 강제하자는 게 아니다."

-교육 현장의 의견은 어떻게 들을 것인가.
"조만간 전국 교육감회의를 열어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 학교 현장부터 각 시도의 실정 이야기를 허심탄회 하게 주고받은 후에 시행령을 제정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교사는 물론 학부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인성교육을 한다는 게 기본 원칙이다."

-학교 인성교육의 주체는 교원이다. 인성교육진흥법이 빛을 발하려면 교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해석할 수 있겠다. 하지만 최근 교권이 추락한 사례가 심심찮게 들려온다.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교육자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용기내야 한다. 교사는 하늘이 내리는 직업, 천직이라고 했다. 10명의 1명이라도 인성을 갖춘 인재로 자라도록 힘써주길 당부한다. 국회가 주도해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한 만큼 제대로 시행되도록 지켜볼 것이다.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겠지만, 인성교육이 이뤄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귀 기울여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돕겠다."

-인성교육진흥법이 제정된 건 교육의 패러다임이 인성으로 옮겨간 의미 있는 사건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인성교육을 법으로 명시한 데 대해 자성론도 들린다.
"우리 사회에서 인성이 무너졌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는 이미 오래됐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그 원인으로 물질만능주의와 이기주의를 꼽는다. 또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성이 회복돼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실제로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 강화의 움직임이 일어났지만, 정막 시늉에 그쳤다. 인성교육을 강화하자는 다짐에도 불구하고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이제 더는 인성교육을 미룰 수 없다. 다시 말하지만 인성교육진흥법은 인성교육을 법으로 강제하려는 게 아니다. 가정, 학교, 사회, 국가가 힘을 합칠 때 인성교육의 효과가 극대화 되도록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것이다. 인성교육은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갈 길이다.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도 대표 발의했는데.
"지난해 2월 국회 인성교육실천포럼을 창립, 운영하면서 학교 인성교육만으로 사회병리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걸 깨달았다. 특히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무너진 인성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인성함양진흥재단법안은 재단을 설립하고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범국민 인성운동을 전개해 함께 더불어 잘 사는 사회의 기반을 만들자는 취지로 제안했다. 학생뿐 아니라 성인도 인성 함양에 노력해야 한다."

-인성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과거 우리나라는 효(孝)를 근본으로 삼았다. 효를 기본으로 충(忠)·인(仁)·의(義)·예(禮)·지(智)를 그 어떤 가치보다 중시했다. 하지만 경제적 풍요와 함께 물질 만능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를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지식과 기술만 있으면, 돈이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착각에 빠진 것이다. 뿌리(인성) 상한 나무가 줄기(지식·기술)를 내고 잎(돈)을 틔운들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는가. 인생의 롤 모델로 삼은 포은 정몽주 선생이 장원급제 했을 때 쓴 글이 있다. ‘인으로써 근본을 삼고 예로써 중심을 잡아 천하의 사람들로 하여금 몸에 젖어들고 뼛속에 스며들게 하는 사회가 이상적인 사회’가 바로 그것이다. 이를 통해 내 생각이 옳았음을 확인했다."

-인성 바른 사람의 기준은.
"됨됨이다. 됨됨이를 갖춘 사람은 평소에 드러난다. 어른을 공경하고 남을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최근 우리 사회도 스펙만 뛰어난 사람보다는 인성 갖춘 인재를 요구한다. 이제 화려한 스펙만으로는 설 자리가 없다. 유명 기업에 들어간들 적응하지 못하고 겉돌다 나오기 일쑤다."

-자녀 인성교육을 어떻게 실천했는가.
"아버님은 한 때 교직에 몸 담으셨다. 늘 효와 정직을 말씀하셨고 밥상머리 교육도 강조하셨다. 이런 영향을 받아 세 아이들에게 정직과 성실을 강조했다. 그리고 독서를 권했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몫을 해내는 아이들을 보면 엄격한 인성교육 덕분 아닐까, 생각한다. 물론 학업과 진로만큼은 아이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했다."
김명교 kmg8585@kfta.or.kr
ⓒ 한국교육신문 www.hangyo.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 문의 : 02) 570-5341~2 광고 문의: sigmund@tobeunicorn.kr ,TEL 042-824-9139, FAX : 042-824-9140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 등록번호 : 서울 아04243 | 등록일(발행일) : 2016. 11. 29 | 발행인 : 문태혁 | 편집인 : 문태혁 | 주소 : 서울 서초구 태봉로 114 | 창간일 : 1961년 5월 15일 | 전화번호 : 02-570-5500 | 사업자등록번호 : 229-82-00096 | 통신판매번호 : 2006-08876 한국교육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