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가 소중한 만큼 전교생 한명 한명이 모두 귀한 아이들이잖아요. 단 한명의 아이로 학교 전체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더라고요. 이럴 때일수록 도와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안그래도 하루 종일 바쁜데 메르스까지 겹치니 선생님들이 너무 힘들 것 같아요. 안타까운 마음에 작은 보탬이라도 되고 싶어 왔어요.”
24일 오전 8시 15분 용인 성산초 정문. 마스크와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체온계를 손에 든 학부모 8명이 등교하는 아이들의 체온을 일일이 점검하기 시작했다. 메르스 예방을 위해 매일 아침 실시하는 발열검사에 학부모들이 교사 대신 발 벗고 나선 것. 15일부터 매일 6~8명의 학부모들이 교대로 봉사하고 있으며 총 60~70여 명의 학부모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주 교사는 “등교시간에 발열검사를 하다 보면 학급 관리도 안 되고 수업에 허겁지겁 임하느라 힘들었는데 이렇게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도와주고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가정과 학교가 협력‧연대하는 교육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
학부모 김미선 씨는 “선생님들은 아침부터 하교 때까지 하루 종일 고생하시지만 학부모들은 아침시간 30분만 내면 되는 일이니 조금이라도 돕자고 뜻을 모았다”며 “선생님들이 교육에 전념할 수 있게 만들어드려야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황임수 교장은 “학부모들도 걱정이 많았는데 이렇게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참여하면서 안심하는 모습을 보니 든든하다”며 “앞으로도 학부모들이 학교 교육활동에 조화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덧붙였다.
용인의 청덕초도 같은 분위기다. 이 학교는 22일부터 매일 학부모 13~15명이 학생들의 발열 검사를 돕고 있다. 또 청덕초는 등교 전 가정에서 학부모가 자녀의 체온을 체크하고 사전에 배포한 양식에 적어 보내면 교문에서 따로 검사를 하지 않고 들여보낸다.
최한호 교장은 “처음 교사들끼리 할 때는 아침 활동에도 차질이 생기고 전교생이 1400여 명이라 학생들도 밀리는 경우가 생겨 난감했는데 이렇게 학부모들이 도와주고 가정에서도 사전검사를 병행하니 시간이 획기적으로 절약됐다”며 “메르스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예방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